‘도성터·고분·전적지·산성터·등록문화재 등 23건+관속식물·포유류·어류 등 멸종위기종 101종 포함 전체 5929종’
비무장지대(DMZ) 일원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다. 물론 이게 다는 아니다. DMZ라는 지역의 특성상 정밀한 조사가 이뤄지기 힘들었던 터라 더 많은 문화재와 동식물, 자연경관이 발견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DMZ가 남북한 군사적 대치의 상징인 만큼 관계 개선이 이뤄질 때마다 평화적 활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DMZ를 유네스코 세계복합문화유산(세계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을 동시에 충족하는 유산)으로 등재해 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남북한의 협력이 필수다. 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 주최로 ‘DMZ 내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보존·활용·조사 연구의 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연다. 사전에 배포된 원고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는 문화·자연유산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비무장지대(DMZ) 일원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다. 물론 이게 다는 아니다. DMZ라는 지역의 특성상 정밀한 조사가 이뤄지기 힘들었던 터라 더 많은 문화재와 동식물, 자연경관이 발견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DMZ가 남북한 군사적 대치의 상징인 만큼 관계 개선이 이뤄질 때마다 평화적 활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DMZ를 유네스코 세계복합문화유산(세계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을 동시에 충족하는 유산)으로 등재해 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남북한의 협력이 필수다. 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 주최로 ‘DMZ 내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보존·활용·조사 연구의 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연다. 사전에 배포된 원고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는 문화·자연유산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반도를 반으로 가르는 비무장지대(DMZ)와 그 인근에 산재한 문화유산, 자연유산의 남북한 공동조사와 개발로 평화적인 활용이 가능해지면 DMZ는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지대로의 탈바꿈이 가능하다. 사진은 병자호란 이후 조성된 전골총 추정지, |
◆“병자호란 승전지 ‘전골총’ 공동조사 1순위”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청나라 군대를 피해 남한산성으로 들어가자 각지에서 근왕군(勤王軍)이 일어났다. 평안감사 홍명구와 평안병사 유림이 이끈 5000명의 군대도 그중 하나였다. 두 장수는 작전상 의견 대립으로 군사를 나누어 청군과 대치하는데, 홍명구의 군은 패배했으나 유림의 부대는 큰 승리를 거두었다. 전쟁이 끝난 뒤 홍명구의 근왕군 유해를 모아 ‘전골총’으로 조성했다. 전골총이 조성된 곳이 지금의 철원군 김화읍이다.
국방문화재연구원 이재 원장은 전골총의 남북공동 발굴을 추진하고 김화전투 유적지의 공동정비를 제안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전골총의 정확한 위치는 현재 알 수 없고, 추정지 3곳만 전한다. 이 중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어 온 곳이 DMZ 내 김화읍 읍내리 702번지의 무덤이다. 이 원장은 “병자호란 당시 멀리 평안도에서 내려온 홍명구 중심의 근왕군임을 고려하면 (궁예의 왕궁터인) 철원도성보다 먼저 공동으로 조사해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림 부대의 승리를 기억하기 위해 전투가 벌어진 곳에 대한 발굴, 김화대첩 관련 기념실 마련, 참전자 및 전몰자를 위한 위령탑 조성 등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김화전투 지역의 정비가 북한과는 관련없이 남한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전투를 이끈 두 장수나 전투요원들이 모두 평안도에서 내려온 근왕군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안도 근왕군을 중심으로 하고 김화 현민들이 가세해 남북이 합동으로 이민족의 침입에 대항해 싸운 전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탄강의 대교천 멍우리 협곡. |
설악산대승폭포 |
◆“DMZ 열어 남북한 자연경관 연계해야”
김학범 전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위원장은 DMZ 접경지역 남북한 경관자원의 연계 활용을 제안했다. “DMZ가 열린다는 것은 단절된 남과 북의 연결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남과 북에 위치한 경관자원의 연결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설악산과 금강산을 연계하면 “세계자연유산으로 곧바로 등재할 수 있는 빼어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DMZ를 포함한 설악산과 금강산 지역의 명승과 천연기념물을 발굴하고, 설악에서 금강을 이어주었던 옛길을 찾아 역사문화적인 의미를 추가한다면 매우 가치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평강군에서 분출된 용암이 철원, 포천, 연천 등의 남쪽으로 흘러내리며 형성된 용암지형인 한탄강 지역도 연계의 효과가 큰 곳으로 꼽았다. 한탄강의 남한 지역에는 대교천 현무암협곡(천연기념물 436호), 멍우리 협곡(명승 94호), 화적연(〃 93호) 등 이미 많은 곳이 명승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김 전 원장은 “한탄강 유역의 형성에 근원을 이룬 북한지역의 자원을 조사하고 이를 연계한다면 한탄강을 중심으로 하는 남북한 용암지형 전체를 묶어 완전한 상태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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