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멤버 26명 명단 발표 / 체력 등 감안 기성용·이재성 제외 / 소속팀서 부진 이승우 부름 못 받아 / 중앙수비 권경원, 장현수 대안 부상 / 이달 호주 등과 두 차례 평가전 앞둬 / 치열해지는 포지션 경쟁 이목 쏠려 파울루 벤투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실험보다는 기존 전력을 최상으로 다듬는 데 주력했다. 당장 코앞으로 닥친 아시안컵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런 기조하에 펼쳐진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 파나마와의 경기들은 성공적이었다. 경험과 기술을 갖춘 선수들이 벤투 감독의 전술을 빠르게 팀에 녹여냈다는 평가다.
강호와 펼친 4번의 평가전으로 팀의 기틀을 잡은 벤투호가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활용할 ‘조커’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벤투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는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과 치러지는 해외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26명 명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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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11월 호주 원정 평가전에 참여할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애초부터 이번 대표 명단은 지난 두 번의 소집명단에 비해 변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공수의 핵인 손흥민(26·토트넘)과 장현수(27·FC도쿄)가 빠지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당시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 간 협의에 따라 소집에서 제외됐고, 장현수는 최근 드러난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 조작으로 대표선수 자격이 영구 박탈됐다. 여기에 기성용(29·뉴캐슬)과 이재성(26·홀슈타인 킬),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추가로 빠졌다. 기성용과 이재성은 체력과 부상 등을 감안한 배려 차원에서 제외됐고, 이승우는 최근 소속팀에서의 부진한 활약으로 부름을 받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이 자리에 베테랑과 신예를 고루 섞은 6명을 채워 넣었다. 이 중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 출신의 권경원(26·톈진 취안젠)은 장현수의 대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동하는 등 패스플레이에 능해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축구에서 중앙수비의 대안이 될 만한 자원이다. 벤투 감독이 이날 대표 명단을 발표한 뒤 “장현수의 부재에도 팀 플레이 스타일이나 기본 철학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패스 능력을 갖춘 권경원이 본격 테스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멤버들은 지난 4번의 평가전에서 벤투 감독이 구축한 베스트 멤버들을 보완할 ‘조커’의 성격이 짙다. 이 중 이청용(30·보훔)과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은 풍부한 경험과 유럽무대에서 갈고 닦은 기술로 손흥민이 빠졌을 경우 대표팀 공격을 이끌 자원으로 꼽힌다. 벤투 감독은 이청용에 대해 “최근 소속팀에서 활약이 좋았고 출전도 많이 했다. 가진 능력이 있다”면서 중용을 시사했다. 지난달 A매치를 앞두고 벤투호에 처음 소집됐다 급성신우염으로 제외됐던 구자철도 이번 기회를 통해 대표팀 붙박이 미드필더로 복귀를 노린다.
이 밖에도 연령별 대표팀에서 능력을 입증한 이유현(21·전남), 나상호(22·광주), 김정민(19·리퍼링)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 출신의 이유현은 베테랑들이 주축을 이룬 대표팀 측면 수비에 젊은 기운을 더할 선수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열린 U-20 월드컵을 통해 알게 된 선수로 당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8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에 일조한 나상호와 김정민도 공격과 중원에서 에너지를 더할 자원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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