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 아니다. 추후 재판에서 그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것이다.”(김 지사)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특검 대 드루킹, 재판 초반부터 '진실게임' 양상
김 지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하며 “지난해 대선 전 문 대통령에게 드루킹 일당에 대해 보고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이어 “추후 재판에서 그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재판의) 변호인 신문 과정에서 관련 증거 등이 이미 충분히 밝혀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드루킹 김동원씨(구속)가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피의자로 출석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양씨는 “김 지사가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경공모 거사에 방해가 있으면 자신이 책임지고 방어해주겠다고 했느냐”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신문에도 “기억에 있다”고 똑똑히 답했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은 양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하며 “드루킹 지시에 따라 공범들이 허위 진술한 내용이 특검 조사 때도 일부 확인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드루킹 측근들, "김경수 킹크랩 허락" 한목소리
이날 2차 공판에는 드루킹 지시로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개발한 드루킹의 또다른 측근 우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둘리’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우씨는 “2016년 11월 김 지사가 경기 파주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드루킹 지시로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증언했다.
우씨에 따르면 당시 김 지사는 ‘ㄷ’자 모양으로 배치된 책상 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우씨는 휴대폰을 이용해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고영태씨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클릭하는 형태로 킹크랩을 시연해보였다고 한다. 우씨는 특검팀의 거듭된 신문에 “드루킹이 (킹크랩) 개발 진행에 대해 허락을 구했고,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인 걸 기억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파주 사무실을 다녀간 직후인 2016년 11월 킹크랩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이듬해 있을 대선에서 문 후보 당선을 도울 목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것이 특검팀 판단이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우씨는 “드루킹이 ‘김 지사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킹크랩을 개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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