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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 ANN 캡처 |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닛산자동차, 미쓰비시(三菱)자동차는 상호 지분 보유를 통한 3사 연대로 연결돼 있다. 1990년대 후반 경영위기에 봉착한 닛산은 1999년 르노를 끌어들여 자본연대를 했다. 르노는 닛산의 지분 44%를 보유하는 대신에 닛산은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했다. 여기에 2016년 연료 조작 문제에 직면한 미쓰비시자동차 지분을 닛산이 34% 보유하면서 르노 우위의 3사 연대가 성립됐다. 곤 회장은 르노 회장겸 최고경영책임자(CEO), 닛산 회장, 미쓰비시 회장이라는 3관(冠)을 차지했다. 3사 연대는 지난해 1060만대를 판매에 폴크스바겐(1074만대)에 이은 세계 2위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했다. 닛산이 581만대, 르노가 376만대, 미쓰비시자동차가 103만대를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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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대 |
양측의 골이 깊어진 것은 2015년쯤. 르노 지분 15%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가 르노와 닛산의 경영을 완전히 통합해 닛산을 르노 아래에 두려고 한 것이다. 지지(時事)통신은 “경영통합에 의해 닛산을 르노 산하에 두고 프랑스 국내에 자동차공장을 건설하도록 해 고용과 세수(稅收)를 증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에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일본 경영진은 강한 경계감을 갖고 곤 회장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곤 회장의 고액보수 신고누락 사건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의 출발도 피해상담이라는 형식으로 닛산이 검찰에 자체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사이카와 사장은 내부고발을 근거로 고액보수 신고누락 등에 대한 내부 조사를 진행하면서 검찰 당국에 보고해 사내조사와 검찰수사가 병행해서 이뤄졌다. 사실상 일본 국내파가 검력(檢力·검찰력)을 동원해 해외 집권파 리더십을 뒤엎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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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 교도통신 캡처 |
이번 사태가 프랑스와 일본 관계에 불씨가 될 수도 있다. 벨기에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곤 회장 체포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언급하기 이르지만,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대주주로서 그룹의 안정과 르노와 닛산의 동맹에 대해 매우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르노의 임직원들에게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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