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이자부담 늘어 이중고”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영업 대출은 이미 위험 수준으로 불어난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 대출은 590조7000억원이다. 대출 증가율은 2분기 15.6%에 이른다. 올해 7% 수준인 가계대출 증가율보다 더 높다. 제2 금융권의 자영업대출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2분기 말 현재 자영업대출 증가율은 은행이 10.8%인데 상호금융은 45.7%, 저축은행은 41.3% 등이었다.
서민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만 보면 3분기 말 현재 196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178조6000억원)와 비교하면 1년 새 17조7000억원이나 불어났다. 금리를 1%포인트 상승으로 단순 계산하면 1년 이자 부담이 1조9600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도 자영업자 부담을 가중시킨다. 국회 예산정책처 등은 내년 최저임금이 10.9% 오르면 자영업자 1인당 연간 약 205만원의 인건비가 추가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영업자들은 이미 버는 돈의 상당 부분을 인건비나 대출 상환에 쓰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도소매업은 7.4%, 숙박음식점업은 28.9% 수준이다.
문제는 최근 이들의 벌이가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숙박음식점업 매출 증가율은 2015년 13.99%, 2016년 12.71%, 지난해 6.69%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분기 -2.0%, 3분기 -1.9%를 나타냈다. 도소매 생산지수는 2분기 1.7%에서 3분기 -0.3%로 낮아졌다. 경기 등에 따라 소득 등 변화가 큰 자영업 특성상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는 내년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폐업 가능성도 커진다. 한은 경제연구원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보면 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음식숙박업 폐업위험도는 10.6%, 도소매업은 7% 오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폐업은 다시 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장사는 안 되는데 임금은 오르고, 금리 부담으로 고통을 받게 됐다”며 “최근 통계를 보면 10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0만1000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4000명 감소했다. 앞으로 얼마나 줄어들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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