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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전에도, 지금도 불행…앞으로도 불행할 것"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8-12-11 06:00:00 수정 : 2018-12-11 07: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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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성인 약 5명 중 1명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불행하고, 미래에도 불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행복취약층'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0명 중 7명은 "자칫하면 하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3명 중 1명은 "일류 직장에서 시작하지 못하면 평생 꼬인다"고 보는 등 사회시스템과 사회이동성에 대해 큰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에 실린 '한국인의 행복과 행복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20.2%는 '현재 불행하며 과거에 비교해 나아지지 않았고 미래도 희망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보다 나아졌으나 현재 불행하고 미래도 희망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2.4%로, 성인의 22.4%는 '희망취약층'으로 분류됐습니다.

이런 희망취약층에는 가구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많았고, 60대 이상 고령층과 4050대 남성이 비율도 높았습니다.

'현재도 괜찮고 미래도 대략 괜찮다'는 응답은 56.7%였습니다. '현재 불행하지만 미래는 희망적이다'는 응답은 18.2%, '현재 괜찮으나 미래는 불안하다'는 2.6%였습니다.

이런 결과는 한국개발연구원이 올해 국민행복지표 개발 연구를 하면서 성인 2000명을 설문조사해 나온 것입니다.

응답자들은 우리 사회에서는 ‘패자부활’이 힘들다는 인식을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사업 실패나 파산 등의 상황을 맞이하면 웬만하면 회복할 수 없다'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55.9%에 달했습니다. '첫 직장에 들어갈 때 소위 일류 회사에 못 들어가면 평생 꼬인다'는 응답도 35.7%였습니다.

'본인이나 가족이 심한 중병에 걸리면 가정경제가 무너지기 십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67.3%에 달해 '재난적 의료비'에 대한 불안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이동성 측면에서 '하층으로의 이동 가능성'을 물은 결과, '가능성이 너무 크다'(15.1%)와 '가능성이 약간 있다'(56.8%)를 합치면 10명 중 7명은 삶의 수준이 자칫하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사회 내 행복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국민 행복 수준을 높이려면 격차 줄이기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취약계층의 소득·고용 상황 개선에 우선적인 관심을 두되, 중·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팽배한 불안·불신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의 2018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5.875점으로 국가별 비교 순위로는 157개국 중 57위였습니다. 국민이 느끼는 행복의 격차를 알아보는 '행복불평등도'는 한국이 2.155점으로 157개국 중 96위였습니다.

◆"사회 전반에 팽배한 불안·불신 해소해 나가야"

취업준비생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육아·가사노동에 시달리는 가정주부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득이 높고 전문직·관리직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소득이 낮고 이혼한 경우 행복도가 떨어졌습니다.

통계청의 '통계플러스 가을호'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준비생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5.2점으로 육아·가사 6.1점보다 낮았습니다.

이번 결과는 한국행정연구원의 2017년 사회통합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행복수준을 △삶에 대한 만족도 △행복 △근심·걱정 △우울 △유데모니아 등 5개 항목으로 수치화한 것입니다. 각 항목별 점수는 10점 만점입니다.

취업준비생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취업준비생은 근심·걱정, 우울 측면에서 4.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해 낮은 행복수준을 보였습니다. 취업준비생은 삶에 대한 가치를 의미하는 유데모니아에서도 5.4점의 낮은 점수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경제활동을 한 사람 중 전문·관리직과 사무직 종사는 각각 6.3점으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비경제활동인구에서는 학생·진학준비가 6.3점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소득도 행복의 중요한 요소로 꼽혔습니다.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5.49점으로 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6.42점)보다 0.93점 낮았습니다.

반면 근심·걱정, 우울면에서는 소득 100만원 미만인 경우 4.23점으로 500만원 이상보다 0.75점 높게 나타나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돈 많으면 행복? 사회적 관계망도 중요 변수

연령별로는 30대가 6.17점으로 삶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나이가 들수록 행복도가 떨어져 60대의 경우 5.92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근심우울 등 부정적 정서는 40대가 3.71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 삶에 대한 만족도가 미혼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이혼한 경우 삶의 만족도가 가장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부정적 정서에서는 이혼이 4.4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대졸이 고졸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사회적 관계망이 있는 경우(6.19점)가 없는 것(5.68점)보다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지역별로는 농어촌의 삶이 도시보다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활동을 하고 사회관계망이 있는 경우 삶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반대인 경우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문직·관리직, 사무직 종사자 중 사회관계망이 있고 대졸 이상인 경우 6.46점의 가장 높은 삶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낸 반면, 쉬었음 및 취업준비이고 사회관계망이 없는 집단은 4.71점으로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통계개발원은 "가구소득은 여전히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긴 하나 사회적 관계망 또한 행복수준에 중요한 변수"라며 "우리 사회의 행복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적 측면과 아울러 사회적 관계망과 같은 사회의 질적인 수준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10명 중 7명 "개인, 국가 위해 집값 내려가야"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 정도가 청년들이 불행하다고 여기며, 자신과 국가를 위해서라도 집값이 내려가야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에 책임이 있는 주체로는 정부에 이어 남편을 두번째로 꼽아 가정에서 남편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지난 7월 5∼6일 주최한 2018년 제1차 인구포럼에서 보사연 이상림 연구위원과 유재언 부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의 '저출산·고령화 시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불행하다(매우 불행+조금 불행)'는 응답이 73.4%나 됐습니다. '행복하다(조금 행복+매우 행복)'는 응답은 26.6%에 그쳤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52%는 '불행하다'고, 48%는 '행복하다'고 답했습니다.

대상을 노인으로 바꾼 같은 질문에 '불행하다'는 답변이 59.1%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행복보다는 불행 쪽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주거문제와 관련해 집값 하락을 원하고 있었는데요.

'나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주택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하락해야 한다(대폭 하락+소폭 하락)'는 응답이 69.8%에 달했습니다. '유지돼야 한다'는 22.5%, '상승해야 한다(소폭 상승+대폭 상승)'는 7.7%에 불과했습니다.

87.3%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청년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가족 양립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5.8%가 정부를 첫손으로 꼽았습니다. 이어 남편 17.5%, 기업 15.7%, 지역사회 13.6% 등의 순이었습니다. 아내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답한 비율은 7.4%에 그쳤습니다.

'현재까지 정부의 출산·양육 지원정책이 자녀양육 가구에 도움이 됐느냐'는 물음에 46.4%가 '도움이 됐다(조금 도움+매우 도움)'고 했으며, '도움이 안 됐다(전혀 안 됨+매우 안됨)'는 대답은 53.6%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47.0%) 미혼자(38.6%)보다 출산·양육 정책이 도움됐다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충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불충분했다'(76.1%)가 '충분했다'(23.9%)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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