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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해의 섬 같은 城…여기가 바로 지상 천국 [박윤정의 원더풀 발칸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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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20 10:00:00 수정 : 2018-12-19 21: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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⑮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스플리트
이른 아침, 몬테네그로 부드바 구시가지로 산책에 나섰다. 바위가 많은 반도에 위치한 부드바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아름다운 건축물로 유명하다. 4세기부터 고대 그리스 시대 아드리아해 식민 도시로 건설되기 시작해 고대 로마 시대에 도시가 완성됐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많은 건축물이 세워졌다. 도시 남단에는 중세 시대부터 재건돼 19세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대에 완성된 요새가 남아 있다. 요새 북쪽으로는 대규모 광장이 있는데 840년 건립된 성모 마리아 교회, 17세기에 세워진 성 이반 교회, 1804년 완성된 성 삼위일체 교회 등을 만날 수 있다.

구시가지를 벗어나니 호화스러운 리조트 단지가 눈에 띈다. 러시아 자본이 유입되면서 많은 건물이 현대화되고 새로운 랜드마크로 건설됐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리조트가 가장 눈에 띈다. 이곳은 15세기 요새 목적으로 지어진 성이었으나 장기 임대를 통해 리조트로 변화했다. 역사적 유산이 훼손되지 않을까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좁은 거리와 광장을 따라 과거 역사 속 한 장면을 느끼다가 마주한 리조트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에서 현대로 건너뛴 기분이 들게 한다.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는 아드리아해에 접한 역사적인 도시이자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언제나 많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부둣가를 따라 걷다가 다시 구시가지 골목 구석에 위치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하얀 건물들과 붉은 지붕에 부서지는 햇살이 에메랄드빛 바다의 푸름과 어우러져 눈부신 풍경을 선사해준다. 가벼운 식사로 오전의 따사로움을 즐기다가 몬테네그로를 떠나 크로아티아로 향한다.

푸른 바다를 눈에 담으며 해안가를 따라 달리니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두브로브니크다. 도시에 가까워지니 대형 관광버스가 많아진다. 두브로브니크는 아드리아해에 접한 역사적인 도시이자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다. 몬테네그로의 부드바와 마찬가지로 두브로브니크 역시 베네치아 공화국의 주요 거점이었으며 13세기부터 지중해의 중심도시였다. 13세기에 세워져 오랜 세월 도시를 보호한 성벽은 1979년부터 유네스코 세계유산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1557년 지진으로 심한 훼손을 입었지만 아름다운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교회, 수도원, 궁전 등은 성벽 안에 아직 잘 보존돼 있다. 유고슬라비아 내전 당시에는 유럽의 지성들이 성벽 위에서 인간 방어벽을 만들어 폭격을 저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의 노력으로 폐허의 위기는 면했지만 아직 그때의 파편과 총탄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다. 다행히 유네스코와 국제 사회의 지원으로 복원이 이뤄지면서 ‘지상 낙원’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아름다운 도시가 두꺼운 성곽 안에 잘 보존돼 있다.

유명한 극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가 “지구에서 천국을 보고 싶으면 두브로브니크로 오라”는 말을 남긴 것처럼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는 관광객이 넘쳐나고 있다. 문화와 역사가 생동감 있게 어우러진 박물관 도시는 과거와 현재의 완벽한 교차점을 나타내듯 살아가는 시민들의 모습과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교차한다.

스플리트는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자리에서 물러난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궁전을 지으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구시가지에서 사람들 발걸음 따라 거리를 누비고 작은 골목에 널린 빨래 아래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오가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뒤늦은 점심을 즐겼다. 햇살 아래 발그스레 익은 볼 위로 미소가 가득한 사람들의 손에는 색색의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다. 대리석의 도시는 뜨거운 태양의 열기로 가득하지만 바다에서 밀려오는 시원한 바람이 머리를 맑게 해준다. 가벼운 식사를 마친 후,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들고 성곽을 따라 걷는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유서 깊은 성벽을 따라 자리 잡은 이 산책로는 너무나 멋진 전망을 제공한다. 길이 2㎞, 높이 25m, 너비 3m의 성벽 위를 걸으니 아드리아해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의 절경이 가슴을 가득 메운다. 기분 좋은 산책으로 성곽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다시 아름다운 건축물이 늘어선 스타라둔 거리를 따라 해안가로 나섰다. 해안가를 따라 화려하고 멋진 요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16세기, 베네치아 제국의 권력이 쇠퇴하자, 두브로브니크 공화국은 해상 무역을 기반으로 황금시대를 맞이했다고 한다. 도시도 이 시기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유럽의 귀족과 부호들도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지금은 화물선보다 아름다운 요트들이 햇살을 받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크로아티아 스플리트로 향하는 창밖 풍경.
아쉬움을 남기고 스플리트로 향한다. 스플리트 역시 크로아티아 달마티아주에 있는 항구 도시다. 수도 자그레브 다음으로 큰 도시로, 기원전 그리스 거주지로 건설됐다. 그 후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자리에서 물러난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궁전을 지으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7세기에는 슬라브족이 들어와 궁전에 정착했고, 시대 변화에 따라 비잔틴, 고딕 건축 양식 등이 더해지면서 화려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스플리트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유고슬라비아 왕국에서 가장 중요한 항구도시로 개발돼 근대적인 항만시설이 갖추어졌다. 다행히 제2차 세계대전 폭격의 피해를 비켜가 귀중한 유적들이 잘 보존돼 있다. 기후가 온화하고 디나르알프스 산맥과 아드리아해의 경치가 아름다워 휴양지로 두브로브니크 못지않게 유명하다. 

스플리트 성 도미니우스 성당은 13세기에 짓기 시작해 300년에 걸쳐 완성됐다.
북문을 통해 들어오면 성 도미니우스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13세기에 짓기 시작해 총 300년에 걸쳐 완성됐다고 한다. 종탑을 오르면 스플리트의 깨끗한 바다와 붉은 지붕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멋진 장관이 감탄을 자아낸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지은 옛 궁전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인간이 만든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놀라운 광경을 선사한다. 역사적 문화 공간에서 펼쳐진 시장은 스플리트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지역 주민들이 물건값을 흥정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신선한 과일을 챙겨들었다. 도시의 일부인 시장의 일상생활 흔적에는 독특함이 넘쳐난다. 다양한 역사의 흔적 역시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돌담길 위에는 조용한 역사의 속삭임이 들리고 그 길 따라 젊음의 활기찬 웃음소리와 지중해의 매력이 조화를 이룬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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