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8일(현지시간)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 의원 등이 상정한 재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303표, 반대 296표로 불과 7표 차이였다. 집권 보수당의 하원의원 중 20명 정도가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반란’을 일으켰다. 이 법안은 의회의 명백한 동의 없이는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 준비를 위한 재정지출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결과에 대해 한 외신은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비준 투표를 불과 일주일 남겨둔 상황에서 메이 총리의 약한 입지와 보수당 내 분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합의안 내용 중 ‘국경 안전장치’ 등 일부분에 대해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메이 총리는 EU 집행부와 회원국 지도자들을 끊임없이 만나며 추가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EU와 나머지 회원국들은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메이 총리는 오는 15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 비준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의회 비준이 불발될 경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크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정법 개정안 통과로 정부의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를 차단함에 따라 메이 총리가 추가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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