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정부 속도조절 수순” 불참 / 경총 “경영 부담 과도” 입장 고수 / 16·24일 토론회… 노사 충돌 예고 정부가 최근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초안)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 간 힘겨루기가 확산하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가 ‘속도 조절’ 수순에 나섰다고 비판하고 나섰고 경영계도 올해 최저임금이 8530원(월 환산 174만5150원)까지 오르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재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제 개선과 관련해 지난 10일 전문가 토론회를 시작으로 16일 전문가·노사 토론회, 24일 대국민 토론회 등이 잇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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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서 최태호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왼쪽)이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개편안은 최저임금위원회를 전문가가 참여하는 구간설정위원회와 노·사·공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고, 최저임금을 책정할 때 고용 수준과 기업의 지급 능력 등의 기준을 추가로 고려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정부 안이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된 만큼 최저임금은 물론 소득주도성장 기조 전반에 대해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위 소속 근로자위원들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예고한 일련의 토론회를 ‘요식행위’로 규정하며 불참을 통보했다. 민주노총도 올해 네 차례의 대규모 투쟁을 예고하는 등 강력한 저항을 예고했다. 한국노총은 “2017년 최저임금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6대 의제가 논의된 이후 산입범위 개선과 업종·지역별 구분 적용, 결정구조 개편 등 사측이 제시한 법 개정 및 개편 논의만 이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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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양대노총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 위원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최저임금 결정체계 정부안 반대를 밝히는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영계는 지난해와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너무 과해 부담을 감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근로자의 최저생계 보장 측면에서 최저임금제도의 목적은 상당히 충족했지만 기업 경영에는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며 “최저임금의 산정과 임금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도개혁을 진행함과 동시에 속도 조절 논란에 대한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한 TV토론회에 참석해 “개편안이 속도조절을 하겠다는 의미는 없다”며 “최저임금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결정될 필요가 있겠다는 차원에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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