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지난 24일부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의원 한 명당 단식시간이 '5시간30분'에 그치는 '릴레이 단식'이란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과 야유가 쏟아지고 있다.
25일 한국당 내부자료인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규탄 릴레이단식 계획안'이 유출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당 의원들은 전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9일간 3~9명씩 그룹 지어 돌아가며 릴레이 단식을 하게 된다.
단식 시간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30분,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두 번으로 나뉘어져 있다. 여기에 한국당 의원의 이름은 상임위 별로 한 번씩만 들어가 있다.
이 자료가 맞다면 9일 동안 한국당 각 의원은 5시간30분 동안만 공복을 유지하면 되는 셈이다.
현재 단식 농성은 국회 로텐더홀 계단 이순신 장군 동상 옆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문서에는 '교대시간을 엄수해달라'는 당부도 적혀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5시간30분 굶는 게 단식이냐", "이 정도면 간헐적 단식(다이어트)라 해도 되겠는데", "웃겨 죽겠다", "점심 먹고 저녁을 좀 늦게 먹어도 되는 시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자료를 통해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을 우롱하는 단식투쟁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임세원법', '체육계 성폭력 비리 근절대책', '2차 북미정상회담'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 국민을 기만하는 5시간30분 단식 투쟁을 선택한 제1야당에게 국민의 분노를 전한다"고 규탄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특보를 지낸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을 강행하자 이 같은 단식투쟁을 결정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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