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목구조 골격에 유리솜 채워 단열/나무 수축·팽창까지 고려한 공법 눈길/기본형 제작비 4380만원∼6080만원선
“사람들 대부분은 집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이, 이웃들이 소유한 정도의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사실상 평생을 불필요하게 가난에 쪼들리고 있다. 늘 더 많이 얻으려는 궁리만 할 뿐 모자란 대로 만족하지는 못하는 것일까.” 미국 매사추세츠 월든 호숫가 5평짜리 오두막에서 살며 검소한 삶에서 나오는 내면의 풍요로움을 예찬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현대인에게 ‘숲 속 작은 집’이란 환상을 유산으로 남겼다.
삶의 지침서로 손꼽히는 소로의 수필 월든에는 작은 집을 권하는 구절로 가득 차 있다. “상자 속에서도 얼어죽지는 않을 텐데도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보다 크고 화려한 상자 속에 살며 세를 지불하느라 죽도록 고생하고 있다. … 집을 소유한 농부는 집 때문에 더 부유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난해질 뿐이며, 오히려 집이 그를 소유한 셈이 되고 만다.” 200여년 전 작은 집에서 안분지족을 권한 철학자의 한탄은 ‘작은 집(Tiny house) 운동’으로 이어진다. 서구에선 2000년대 초반부터 빚을 떠안고 살아야 하는 큰 집을 버리고 14평 이내 작은 집에서 소비도 최소한으로 줄이며 살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특히 미국에선 2013년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로 많은 가정이 재정 파탄을 겪으면서 작은 집 운동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일부 지역에선 노숙인 문제의 대안으로 작은 집 운동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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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면 제작·배송이 끝나는 간삼생활디자인의 ODM 모습. |
경기 성남시 태봉산 자락 숲 속에 설치된 쇼룸에서 직접 살펴본 ODM은 가로 6.6m, 세로 3m의 직사각형 본체에 높이 3.8m의 한쪽으로 약간 치우친 뾰족지붕이 올라간 간결함이 돋보이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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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M 제작 모습(위)과 내부 시설 모습. 간삼생활디자인 제공 |
이처럼 간결한 ODM 내외부에는 건축가 5명이 반년에 걸쳐 깊은 고민을 한 결과가 담겨 있다는 게 간삼생활디자인의 설명이다. 사각형 자작나무판 사이 틈은 기온에 따른 나무의 수축과 팽창을 고려해 까다로운 ‘마이너스 몰딩’ 공법을 택한 결과다. 또 뾰족지붕 형태를 내부에도 그대로 살려 층고가 최고 3.8m로 높아졌는데 이는 실내를 넓게 느끼게 하기 위한 설계였다.

글·사진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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