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사진)가 한때 홍보 담당 사내 이사로 등재되어 '승리 클럽'으로 유명세를 탄 서울 강남 소재 버닝썬을 둘러싼 집단폭행 시비가 마약 투약과 성폭행 의혹 동영상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문호 버닝썬 대표는 이 동영상이 클럽에서 촬영된 게 맞다고 인정했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8일부터 내사에 들어갔다.
이처럼 버닝썬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승리는 개인 콘서트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해 누리꾼의 갑론을박을 불렀다.
그는 앞서도 집단폭행 논란이 불거진 뒤 한동안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 팬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결국 비난 여론을 의식한듯 승리는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같은 사과에도 경찰이 버닝썬을 상대로 마약 투약 및 성폭행 의혹 등의 의혹에 대해 추가로 수사를 본격화한 시점에 콘서트를 홍보한 것은 공인으로서 책임의식을 잊은 데서 비롯됐다는 비판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승리는 지난 8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될 개인 콘서트와 관련한 홍보 포스터(위 사진)를 올렸다. 그는 이 사진과 함께 영문으로 오는 14일 오후 2시부터 첫 솔로 월드 투어인 '더 그레이트 승리 투어 2019 라이브'의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고 알렸다. 아울러 내달 17일 자카르타의 라이브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공연 관련 소개 글도 올렸다.
승리는 올해 상반기 군 입대를 앞두고 솔로 투어 중이다. 지난달 12일 홍콩 공연을 시작으로 필리핀 마닐라(19일)와 일본 도쿄(26~27일)를 찍었다. 오는 16~17일 서울, 23일 싱가포르, 내달 9~10일 일본 오사카, 자카르타를 돈다.
9일 오전 11시 기준 이 게시물에는 30여만개의 '좋아요'가 달리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게시물은 지난 3일 올린 사과문을 빼면 지난달 28일 일본 팬들과의 인증샷 이후로 12일 만에 올라온 새 소식이다.
그가 공연 홍보에 한창인 와중에도 버닝썬을 둘러싼 논란을 가라읹지 않고 있다.
전날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최근 유포되고 있는 '버닝썬 성폭행 의혹 동영상'과 관련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영상이 실제로 버닝썬에서 촬영됐는지, 어떤 경로로 유포됐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내사에 착수했음을 밝혔다.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 동영상이 클럽의 VIP룸 화장실에서 촬영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VIP룸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30일 광역수사대를 통해 버닝썬 집단폭행과 마약 투약 의혹 등에 대한 집중 수사에 착수했다.
이처럼 버닝썬 파문이 경찰과 관계자를 중심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승리의 홍보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입을 모아 그의 행동이 경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밑바닥이 끝도 없다. 최악의 연예인이다", "버닝썬 성폭행 성추행 동영상부터 책임져라", "국민 무시하냐?", "운영에 직접 참여 안했다고 말하면 문제 없다 생각하는 뻔뻔함이란", "공인이면 공인답게 굴어라" 등의 비난 댓글을 달고 승리를 '저격'했다.
버닝썬을 둘러싼 논란은 앞서 김모씨가 지난해 11월24일 이 클럽에 갔다가 장모 이사와 보안요원들로부터 집폭행을 당했다고 당했다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공중파 방송 등을 통해 주장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김씨는 클럽에서 성추행당한 여성을 도우려고 나섰다가 1차 폭행을 당했고, 이후 장 이사와 보안요원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 나와 2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에 폭행 사실을 신고했으나 신고자인 자신이 체포를 당했고 체포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폭언과 욕설, 폭행 등을 당했다며 경찰과 클럽 간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오히려 김씨가 다른 손님을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맞섰다.
김씨의 폭로가 클럽 전 직원과 관계자 등을 통해 마약 파티 및 성관계 동영상 촬영 의혹, 성폭행 논란 등으로 이어지며 일파만파 확산되자 네티즌들은 승리에게 해명과 책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승리는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으며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가 장문의 글을 통해 승리가 오는 3~4월 군입대를 앞두고 최근 클럽 이사진에서 사임했으며, 승리 또한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승리의 가족도 합세했다. 지난 2일 그의 아버지는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고, 여동생은 '김씨 주장 반박 동영상'이란 제목의 SNS 게시물을 직접 공유하고 나아가 "오빠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지난 3일 승리는 SNS에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다. 이 사건에 대한 최초 입장 표명이었다.
그는 이 글에서 "수사에 협조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김씨 폭행사건이 발생했던 지난해 11월24일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있지 않았고, 며칠 뒤 스태프 통해 손님과 직원 간에 쌍방 폭행사건이 있었으며 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라는 정도로 이번 사건을 처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승리 인스타그램·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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