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이 목표로 하는 소비증가에 의한 소득증가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이윤수·최인 서강대 교수)
“정부가 집행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정책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이율배반적 내용을 담고 있다.”(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
“정부가 집행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정책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이율배반적 내용을 담고 있다.”(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
14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는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경제학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집권 초 핵심정책으로 자리 잡았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회의적”, “효과 없음” 등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최인·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신정부 거시 경제 성과의 실증평가’ 연구 결과를 통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진단했다.
논문에 따르면 소득주도성장이 추진된 이후 성장률과 투자, 고용 등 경제 지표 대부분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시작된 2017년 3분기부터 1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4년과 비교해 0.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 고용 성장률도 각각 5.14%, 0.16% 줄었다. 특히 임시직·일용직 근로자의 성장률은 4%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가계부채를 중심으로 한 부채의 인식과 대응``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
정부가 정책 효과로 주장하는 민간소비 증대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소비성장률은 1.14% 증가한 것으로 나왔지만, 국내소비의 증가가 아닌 것으로 추정돼 내수증진 효과가 없다는 판단이다.
소득주도성장이 목표로 하는 소비증가에 의한 소득증가도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소득분배 효과도 회의적이라고 적었다. 논문은 “임시직·일용직 근로자의 고용감소에 비추어 볼 때 소득분배 효과가 있다는데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장기 성장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의 급격한 감소에다 고용·총요소생산성 감소가 잠재적 경제성장률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정한 사회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한국인의 삶의 질이 양적 성장에 크게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삶의 질을 낮추는 요인으로 낮은 가계소득과 높은 가계부채, 출산과 보육에 친화적이지 않은 시장,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근로환경 등을 꼽았다. 주 교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가의 재분배 기능 확충, 복지·사회안전망 강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이날 학술대회에선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참석자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연합뉴스 |
안 교수는 또 “집권 3년차를 맞아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을 일자리 창출로 직결되는 민간기업 투자견인 성장과 혁신형 창업으로 과감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출범 후 1년9개월에 걸쳐 나타난 시장의 반응을 존중하며 실사구시적 정책으로 근본적 궤도수정이 필요하다”고 평했다.
안 교수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 또는 최소한의 인상,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추진, 창업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 자영업·소상공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디지털화 추진 등을 제언했다. 학회에서는 남북경협도 주요 의제로 올랐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신남북경협에 따른 투입 비용과 경제적 효과’를 통해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10대 경협사업을 20년간 실시할 경우 소요 비용이 약 63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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