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공유경제, 원격진료 도입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CEO 혁신포럼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유경제와 원격진료 등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기술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갈등조정이 가장 큰 상황이 돼버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카풀 서비스를 둘러싸고 택시기사 분신 사고가 잇따르고, 숙박 업계 반발도 거세게 일어나면서 정부가 공유경제 정책을 강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미 정부가 2017년 말에 추진을 예고했던 정책인 만큼 정부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정부의 준비 부족이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도 있다.
정부는 2017년 말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혁신성장 정책 가운데 서비스업 혁신 분야 과제로 공유경제를 제시하고 ‘공유 민박업 신설로 숙박공유를 허용하고 유상 카풀 서비스 운영기준 및 택시·카풀업계 간 공존방안을 지난해 3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카풀 서비스를 둘러싸고 대립이 격화하자 지난해 10월 혁신성장 지원방안에서는 ‘카풀’이라는 표현을 빼고 ‘신(新)교통서비스 활성화’라는 표현을 넣었다가, 지난해 연말 ‘2019년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는 그마저도 빼버렸다.
홍 부총리는 이날 “공유 택시는 택시업계와의 관계, 공유숙박은 숙박업계 반대, 원격의료는 의료계 반대로 진전이 안 되고 있다”면서 “사회적 대타협이 속도가 나지 않지만,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진전이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승차 공유 문제를 놓고 보면 카풀 업계가 편법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상황이고, 택시 업계는 그 부분을 과도하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정부가 공유경제에 대한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서 무책임하게 이해관계자들에게 문제를 떠넘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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