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비핵화 시간표는 없다"…속도조절 재확인

내주 2차 북·미 회담 앞두고 속도조절 재확인… 기대치 낮춰 / “文대통령과 좋은 대화 나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리가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긴급한 시간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부터 많은 것이 나올 수 있을 것이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희망하지만 나는 특별히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목표를 분명히 하면서도 장기전에 대비한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두르지 않겠다’고 5번에 걸쳐 강조한 것은 2차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관계와 관련해 “제재가 유지되고 있고, (양국) 관계가 매우 강하며 많은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실험이 없고, 실험이 없는 한 나는 서두를 게 없지만, 실험이 있다면 그건 또 다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회담의 목표치를 ‘핵·미사일 실험 동결’로 설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도 2차 회담에 대한 낙관론을 견지하면서도 “나는 속도에 대해 서두를 게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 문 대통령과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다가오는 다음 주 베트남 하노이 여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나는, 아마도 회담의 모든 측면에 대해 논의했다. 그것은 좋은 대화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일 일본의 아베 총리와 얘기할 것이고 비슷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은 정상회담 이후에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