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복원 위해 레미콘 공장 옮겨라”

41년 공장 운영 ‘삼표’ 이전 거부 / 대법, 부지 강제수용 판결 확정

레미콘 업체인 삼표산업이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세운 공장을 강제 이전하게 됐다. 삼표 공장이 있는 곳은 한성 도읍기 백제의 왕성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삼표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사업인정 고시취소 소송에서 삼표의 상고를 기각하고 2심의 국토부 승소판결을 28일 확정했다. 삼표는 1978년 이곳에 공장을 짓고 41년간 운영해 왔다.

풍납토성은 1925년 대홍수로 중요 유물이 다량 출토되면서 학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이곳에서 성벽 등이 발견되면서 학계는 한성 도읍기(기원전 18∼475년) 백제 왕성으로 인정했다.

이후 정부는 이 지역을 사적으로 지정했고 삼표는 2013년 송파구에 공장 2만1076㎡ 중 64%(1만3566㎡)를 435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삼표는 2014년 돌연 입장을 바꿔 보상과 이전을 거부했다.

결국 송파구는 2016년 국토부에 공장부지 강제수용을 승인받았고, 삼표는 국토부를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유적 존재 가능성이 낮다며 삼표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곳에서 성벽 등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2심은 1심을 뒤집었다. 대법원도 이날 2심의 판단을 확정했다.

정필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