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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등산 후 무릎 붓고 통증 … 반월상 연골판 손상 가능성

입력 : 2019-03-24 21:05:51 수정 : 2019-03-24 21: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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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시 주의해야 할 관절질환 / 중장년층 근육·관절 약해진 상태서 / 무리한 산행으로 연골판 파열 많아 /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 / 2주이상 통증·부종 땐 병원에 가야 / 장경인대염 땐 무릎 바깥쪽에 통증 / 2∼3일 찜질·마사지 등 하면 완화

박모(49·회사원)씨는 얼마 전 기온이 오르는 데다 꽃소식까지 전해지자 모처럼 지인들과 산행에 나섰다. 하산하는 중간에 다리를 살짝 삐끗했지만 좀 지나니 괜찮아져 오랜만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기분 좋게 산행을 마쳤다. 하지만 그다음 날부터 무릎이 붓고 아프기 시작했다. 근육통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얼마 뒤 걸어가다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기까지 했다. 오랜만의 등산이라 욕심을 부린 게 화근이었다. 병원에 가서 진단받은 결과,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었다.

완연한 봄이 찾아오자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나 박씨처럼 갑자기 등산을 무리하게 하다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몸에 좋다고 해서 준비 없이 무리하면 안 함만도 못하다. 봄철 등산 때 주의해야 할 관절질환과 건강한 등산 요령에 대해 살펴봤다.

완연한 봄철로 접어들면서 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산행은 자칫 인대나 연골판 손상 등의 부상을 부를 수 있다. 특히 무릎관절염이나 고혈압, 빈혈 환자들은 등산을 삼가는 게 좋다. 등산보다는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걷기가 적당하다.

◆무리하면 오히려 독, 반월상 연골판 손상과 인대 부상 경계해야

산은 움직임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자연을 만끽하며 전신을 단련할 수 있는 손쉬운 유산소 운동이다. 하체 강화, 심폐기능 향상, 신진대사 촉진, 스트레스 해소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남창현 원장은 “등산은 체중을 실어 걷기 때문에 뼈에 자극을 줘 골 형성을 촉진함으로써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야외활동으로 장시간 햇볕을 쬐기 때문에 칼슘과 인의 대사를 좌우하는 비타민 D 생성이 높아져 칼슘의 흡수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남 원장은 이어 “등산은 이런 장점은 있지만 성급하고 무리하게 할 경우 위험성도 적지 않다. 요즘 같은 이른 봄에는 피부로 느껴지는 기온과 달리 우리 몸의 관절부 인대와 근육은 여전히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다칠 위험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등산 시 주의해야 할 무릎 부상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흔하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을 하는 반월상 연골판은 나이가 들면서 연골 기질 성분이 변화하고 수분 함량이 줄어들며 섬유질도 퇴행해 작은 외부 충격에도 쉽게 찢어진다. 특히 중장년층은 겨우내 운동하지 않아 근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산행하다 연골판이 찢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골판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 치유나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조기에 이환된다. 손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압박붕대나 소염제, 부목 등으로 보존적 치료를 한다. 심할 경우에는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봉합술이나 절제술 또는 이식술을 시행한다. 부평힘찬병원 왕배건 원장은 “무리한 산행 후 무릎에 힘이 빠지고 무릎을 조금만 틀어도 삐걱대는 느낌과 방향을 틀 때 통증을 느끼며, 통증과 부종이 2주 이상 지속할 경우에는 연골판 손상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인대 손상도 흔한 부상 중 하나인데 대표적인 질환이 ‘장경인대염’이다. 장경인대란 골반에서 허벅지 바깥쪽을 타고 무릎으로 내려오는 긴 근육과 인대를 말한다. 엉덩이 관절과 무릎 관절을 지탱해 줌으로써 무릎이 바깥쪽으로 젖혀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인대에 염증이 생기면 주로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나타난다. 하산 시에 서서히 무릎 부위가 뻐근해진다. 장경인대염으로 인한 부상일 경우에는 2∼3일 정도 찜질과 마사지, 소염진통제, 스트레칭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 스트레칭과 충분한 준비운동은 필수, 무릎 관절염이 심하면 등산은 삼가야

등산이 무릎 관절에 좋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은 바로 가파른 산을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하산 시에 무릎에 전해지는 부담은 자기 체중의 수 배에 달한다. 너무 험난한 산보다는 둘레길 등 천천히, 가볍게 오르내릴 수 있는 산을 택하는 것이 좋다. 천천히 자주 쉬면서 등산하여 관절이 느끼는 부담을 줄이는 게 좋다. 과욕은 절대 금물이다. 무릎 관절염이 심하면 등산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오르막길에 들어서면 양 어깨에 힘을 빼고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이면서 발바닥 전체를 완전히 지면에 붙이듯 편한 자세로 평지보다 보폭을 좁게 하여 걷는 것이 좋다. 속도는 2∼3㎞ 정도를 40∼50분에 걷는 것이 좋다. 이는 평지 걸음의 절반 속도이다. 하산 시에는 오르막길과는 반대로 상체를 약간 뒤로 하여 무게중심을 이동해 주는 것이 좋다. 산을 내려올 때는 미끄러져 넘어질 확률이 높고 무릎에 전해지는 부담도 크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등산스틱을 사용하면 좋다. 스틱은 무릎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시켜 관절의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내리막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미끄럼을 방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미끄럼을 방지하고 발뒤꿈치를 안정감 있게 지지해주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신발을 고를 때는 등산 양말을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등산 양말은 일반 양말과 달리 오래 걸을 때 발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발바닥 부분이 두껍고 다른 부분은 상대적으로 얇게 처리되어 있다. 평소 신는 운동화보다 새끼손가락 하나 정도의 여유가 있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너무 꼭 맞으면 내리막길에서 발이 꽉 끼게 되어 불편하기 때문이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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