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가 걸어서 들어가 죽어서 나왔으니 병원이 책임져요”라며 의료진의 잘못을 질책한다. 의료진은 병원에서 수술하다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을 지는가. 의료행위 과정 중에 발생한 악결과인 의료사고에서 필요한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의료과실이라 한다. 의료소송은 의료진의 과실 유무에 대한 다툼을 쟁점으로 하는 민사 및 형사소송을 말한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며 의료진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행위에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치료를 위한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며, 치료과정에 감염관리를 위한 밀폐된 공간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환자 측이 일반인의 상식에서 의료과실을 주장하면, 의료진은 임상에서 통용되는 의료수준의 주의를 다했음을 증명해야 한다. 입증책임의 측면에서 환자에게는 책임이 경감되지만 의료진에는 과중한 부담이 된다. 소송법상으로는 입증책임의 면에서 환자에게 다소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그래도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으로서는 소송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형사고소를 해 검찰에서 무혐의결정을 받더라도 민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주의의무 위반인 과실에 대해서 형사상 과실은 비난 가능성에 비춰 판단하고, 민사상 과실은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관점에서 달리 판단하고 있다. 형사책임은 다소 엄격하게 인정하고 있으므로 검찰에서 무혐의결정을 받더라도 민사상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료과실 여부에 대해 환자 측과 의료진은 서로 달리 보고 있어 분쟁이 잦다. 신속하고 공정한 분쟁 해결을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두고 있다. 과실 유무의 판단은 대부분 진료기록감정을 통해 밝혀지므로, 감정전문가를 다수 확보해 감정을 실시하고 있다. 치료에 최선을 다한 의료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환자 측과 의료진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영역이다.
이경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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