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文 이어 '김정은 대변인' 비판 직면한 트럼프·폼페이오 [특파원+]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특파원+

입력 : 2019-05-07 09:44:58 수정 : 2019-05-07 09:44: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北 신형전술무기 발사에 조심스러운 발언 / 트럼프 "金, 나와의 약속 깨고 싶어하지 않아" / 폼페이오 "北, 국제적 경계선 넘은 적 없다" 두둔 / 트럼프 정부, 대북 대응 실패했다는 비난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나치게 북한 편을 든다는 이유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수석 대변인’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의 유엔 외교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3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더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해 정부·여당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이 4일 신형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무기와 방사포 발사 훈련을 한 이후에 미국 조야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문재인 정부보다 더 북한에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의 의도적인 도발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 정권의 대변인 역할을 교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도발 외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으며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아주 흥미로운 세상에서 무엇이든 발생할 수 있지만, 김정은은 북한의 대단한 경제 잠재력을 완전히 알고 있고, 이를 방해하거나 중단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 동해상에서 진행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한 사진에 등장한 무기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5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단거리로 여러 발 발사됐다”면서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동결)을 위반했는지 한번 봐야겠다고 하면서도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적 경계선을 넘은 적이 없었다”고 드러내놓고 북한을 두둔했다.

 

◆한·미 역할 교대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6일 “트럼프 정부가 ICBM이 아니면 북한이 어떤 시험을 해도 용인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일부 분석가들이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는 “미국의 입장은 동북아시아의 동맹국들을 안절부절못하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민타로 오바 전 국무부 동북아 담당관은 이 방송에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정당성을 효율적으로 옹호했다”고 비판했다. VOA는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에 이르지는 못할지 모르지만, 북한의 단·중거리 미사일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담당 국장은 이 방송에 “나 한테만 날아오지 않으면 어떤 발사 시험을 해도 무방하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입장에 한국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 정부와 트럼프 정부는 한·미 간 대북 정책에 이견이 없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한·미 양국 간 대북 정책 엇박자 논란이 발생할 때는 대체로 문 대통령 정부가 트럼프 정부보다 북한에 더 유화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이 방송이 지적했다. 오바 전 국무부 관리는 “최근 전개 상황을 보면 한국과 미국 간에 역할 교대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대응 실패

 

미국의 AP 통신은 북한의 도발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언론 매체 복스(Vox)는 이날 “북한이 주말에 트럼프 정부를 시험해 보았고, 트럼프 정부는 대북 대응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복스는 “북한이 1년여 만에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수개월 간 대북 정책에서 최대 성과로 내세웠던 시험 중단을 중대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이후에 “나는 김정은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화염과 분노’, ‘북한 완전 파괴’ 위협을 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북한의 시험 재개로 트럼프와 김정은 간 개인 외교의 한계가 드러났다”면서 “작은 무기 시험으로 북·미 관계가 악화돼 전쟁이 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복스는 “폼페이오 장관이 ICBM만 아니면 북한이 어떤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해도 좋다는 청신호를 보낸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폼페이오가 북한이 더 호전적인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