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병력 1000명을 중동에 추가로 증파하기로 했다. 이란이 서방국과 체결한 핵 합의 일부를 파기하겠다고 선언하자, 미국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1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중동에서 공중, 해상, 지상 기반 위협에 대처하는 방어적 목적으로 1000여명의 추가 병력 파견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섀너핸 대행은 “미국은 이란과의 충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번 파병은 그 지역에서 국가 이익을 보호하는 우리 군의 안전과 안녕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4일 이란 사태 대응 목적으로 1500명의 병력을 중동지역에 추가로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펜타곤이 중동에 6000명의 추가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에 병력 2만명가량을 파견한 상태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전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중동지역에 파견된 미군 병력의 주둔지 등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가 밝힌 추가 파병 병력이 언제, 어디에 투입될지 알 수 없다고 WSJ가 지적했다.
미국의 중동 추가파병 계획은 서방국과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른 핵 프로그램 감축·동결 의무 사항 중 일부 내용을 더는 지키지 않을 것이란 이란의 발표가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공개됐다. 이란은 6월 27일이 되면 핵 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지킨 저농축(3.67%) 우라늄의 저장 한도(300kg)를 넘기게 된다. 이란은 핵 합의에 따라 우라늄을 3.67%까지만 농축할 수 있고, 저장 한도량도 300kg을 넘길 수 없다. NYT는 “이란이 핵 합의로 정한 한도를 어기면 1년 안에 핵폭탄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물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개릿 마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핵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날 오만 해상 유조선 2척 피습 사건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증거 자료를 추가로 제시했다. 미 국방부는 일본 해운사 소속의 파나마 선적 유조선 고쿠카 커레이저스호 선체에 폭탄이 부착된 흔적 등이 찍힌 사진들을 공개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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