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직자의 공무수행에 사적 이해관계가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19일 입법예고했다. 지난 1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의혹’을 계기로 2015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하 청탁금지법) 제정 과정에서 빠졌던 이해충돌방지법을 재추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비례대표 의원만 해도 관련 직능단체와 다 연관돼 있는데 어디까지가 ‘이해충돌’이냐”고 반발하는 기류가 강해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권익위는 공직자에게 직무 관련자와 금전, 부동산 등 거래를 할 때 미리 신고의무를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해충돌방지법을 이날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국회와 법원,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모든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뿐 아니라 국회의원도 대상에 포함했다.

제정안은 △사적 이해관계 인지 시 신고 및 업무 배제·회피 신청 △과거나 현재 직무관련자와 금전, 부동산 거래 시 신고 △공정한 직무수행 저해 우려가 있는 외부활동 금지 △공공기관 물품, 차량, 토지, 시설의 사적 사용 금지 △직무상 알게 된 비밀로 사적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가 이용하도록 하는 행위 금지 △고위 공직자 임용이나 임기 시작 3년 전 민간 활동내역 제출 △공공기관 소속 고위 공직자나 채용 담당자의 가족 채용 금지 △소속 고위 공직자나 계약업무 담당자 본인 혹은 그 가족과 수의계약 체결 금지 등 8개 세부기준을 담았다.
법 위반 시에는 위반행위로 인해 얻은 재산상 이익은 전액 환수되고 2000만∼7000만원의 벌금, 과태료가 부과된다.

2012년 권익위의 김영란법 원안에는 이해충돌방지법이 들어 있었으나 국회 논의과정에서 의원들의 반대로 빠졌다. 이 때문에 “부정청탁금지법과 함께 김영란법을 이루는 두 날개 중 한 개가 꺾였다”며 ‘반쪽짜리 법’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올 들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의 손 의원이 지인과 측근에게 목포 도시재생 관련 지역 투자를 권유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방지법이 있었다면 방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과 함께 법 제정 공감대가 커졌다.
하지만 국회 통과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여야 모두 여론을 의식해 겉으로 반대하지 않지만 의정활동에 부담으로 여겨 적극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각각 관련법을 발의했지만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에서 논의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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