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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집 마련 위해 또 대출 … ‘빚의 굴레’ 갇혀 허덕 [연중기획 - 청년, 미래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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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27 22:00:00 수정 : 2020-08-05 16: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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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초혼나이 男 36.3세 女 33.3세 / 작년 男 33.2세 女 30.4세보다 늘어 / 30∼34세 청년 2명 중 1명 결혼 안 해 / 보금자리 마련 부담 가장 큰 걸림돌

청년 부채 문제는 결혼 문제로도 이어진다. 학자금 대출도 감당하기 힘든 청춘들에게 결혼은 그야말로 사치인 셈이다.

통계청의 ‘2018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평균 초혼 나이는 남자가 33.2세, 여자는 30.4세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2년 사이 결혼한 초혼 부부 1456쌍을 조사해 발표한 ‘2019년 혼인통계 보고서’에는 남자가 36.3세, 여자가 33.3세로 통계청 자료보다 초혼 나이가 더 올라간다. 20대 초반부터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등의 빚에 시달리는 청춘들로선 자연스럽게 결혼 연령도 늦어지는 것이다.

초혼 나이만 늦어진 게 아니다. 결혼 자체를 안 하는 청년도 늘고 있다. 초혼 나이를 기준으로 결혼 적령기를 30∼34세로 잡아보면 이 나이대의 청년 가운데 46.9%는 결혼하지 않았다. 2명 중 1명이 결혼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20년 전 미혼율은 13.2%로 지금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에 따르면 결혼을 하고 싶지만 못하는 이유 중 주거 문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68.5%로 집계됐다.

특히 신혼집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컸다. 희망하는 신혼집 주택 유형은 아파트가 79%로 대부분이지만, 현실적으로 아파트 마련이 가능하다는 대답은 40%에 불과하다. 신혼집 마련 비용으로 평균 1억5990만원 수준이 적당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평균 2억1129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현재 마련된 금액은 평균 6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응답자의 57.4%는 ‘지금 결혼한다면 신혼집을 마련할 수 없다’고, 16.8%는 ‘부모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보사연의 조사에 따르면 2014∼2018년 결혼한 청년세대 부부의 50.2%가 결혼 당시 신혼집을 마련하고자 대출을 받았다. 학자금 대출 상환의 굴레에서 벗어나면 또다시 주거 관련 대출이라는 큰 벽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회사원 김모(33)씨는 “1년 정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만, 여자친구 집에서 원하는 신혼집과 내가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신혼집 간의 괴리가 크다. 여자친구 집에선 적어도 아파트 전세에서는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우리 집 형편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부모님 지원도 거의 기대할 수 없다. 졸업 후 학자금 대출 등을 상환하느라 모아놓은 돈도 거의 없어서 대출에 의존해야 할 판이라 아파트는 ‘그림의 떡’이다”라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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