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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한국 영공 침범 안했다” 하루 만에 돌변

입력 : 2019-07-24 22:09:31 수정 : 2019-07-24 22: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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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유감 표명” 하루 만에 입장바꿔/ “韓 조종사 경고비행 안해 안전 위협/ 유사한 비행 반복땐 대응” 되레 엄포/ 靑·국방부 “사실 왜곡·침범 자료 있다”/ 안규백 “의도 없었다는 러 주장 허언”/ 러, ‘항의 억지’ 日엔 해명조차 안해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는 24일 자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에 대해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며 “한국 공군 측에 유사한 비행이 반복되면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사건이 발생한 23일 오후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던 러시아가 하루 만에 돌변해 말을 싹 바꾸며 적반하장격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청와대는 비행 당일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며 러시아의 재발방지 약속을 압박했다.

러시아는 이날 정부의 공식 전문을 우리 국방부에 보내 “러시아 항공우주군 소속 2대의 전략폭격기와 조기경보통제기가 계획된 비행을 했는데, 한국 F16 2대가 러 공군기에 근접해 1대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등 비전문적 비행을 했다”고 강변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수 차례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정찰기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 했다. 초치된 마르첸코(왼쪽) 주한 러시아무관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러시아는 “한국 조종사는 러시아 조종사와 교신에 나서지 않았고 경고비행을 하지도 않았다”며 이같은 사례가 반복될 경우 대응조치를 하겠다는 ‘엄포’도 놓았다.

국방부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공지에서 “러시아 주장은 사실을 왜곡했으며 23일 외교경로를 통해 밝힌 유감 표명과 정확한 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진입했고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못박았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러시아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군이 대응한 것을 두고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일본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우리 쪽은 조종사 교신 음성내용과 레이더 영상을 확보하고 있고 플레어발사 사진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자료를 열람시켜 주겠다. 그래서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입증시키겠다”고 러시아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러시아의 태도 변화와 관련해선 “(전날 유감을 표명한) 러시아 차석무관의 얘기가 있었고 (오늘 영공 침범을 부인하는) 러시아 전문이 있는데, 서로 내용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차석무관은 전날 국방부 측에 ‘기기 오작동으로 지역에 진입했으나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 연합뉴스

그러나 여당 소속인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국방부 국제정책과장과 합동참모본부 작전 3차장 등의 보고를 받은 뒤 “의도가 아니었다는 (러시아 측의 말은) 허언”이라고 일축했다. 안 위원장은 통화에서 “차석무관도 우리 정부에 얘기하기 전에 자국 정부와 사전에 조율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의 입장이 바뀐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한국에만 유감을 표하고 일본에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러시아에 항의하는 억지를 부렸지만 결국 망신만 당한 셈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측) 유감의 뜻이 전해진 사실은 없다”고 시인했다.

 

김달중·박수찬 기자, 베이징=이우승 특파원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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