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시된 것을 삭제하는 문제를 일본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SBS는 지난 10일 보도를 통해 “일본 측이 독도가 자신의 영토임을 분명히 하고자 표기한 것으로 안다”며 “도쿄 조직위와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하겠다”고 한 IOC 측의 입장을 전했다.
앞서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개회식 입장 때 한반도기에서 독도 표시를 삭제하라는 일본의 요구를 수용했다.
당시 IOC는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지 않게 상호 양보하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독도 표기가) 올림픽 정신에 반한다’는 일본 측 주장을 받아들여 한반도기 공식 깃발에서 독도를 지웠다.
우리 정부도 이런 선례를 바탕으로 독도 문제에 대해 IOC나 일본올림픽위원회(JOC)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등 독도 표기 삭제를 강력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현재 도쿄올림픽 조직위 홈페이지 안내지도에는 독도 위치를 표시한 섬이 나타나있다. 이 지도에는 독도 뿐 아니라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남쿠릴 4개 섬 역시 일본 영토로 표기돼 영토 분쟁에 대한 일본 측 입장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도쿄 조직위에 지난달 중순 독도 표기를 삭제해 달라고 공식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효 지배 중인 훗카이도 위쪽 쿠릴 영토를 두고 일본과 분쟁 중인 러시아는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속 지도에 쿠릴 열도가 일본 땅으로 표기된 것과 관련해 도쿄 조직위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나아가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가 쿠릴 열도 문제로 2020년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토 표기를 두고 분쟁 중인 주변국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일본 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 관계자는 “‘IOC도 독도 문제는 양국 간에 예민한 문제임을 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에 계속 협의하겠다’라는 답을 받았다”며 “고쳐질 때(독도 표기 삭제)까지 계속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IOC의 중재에도 일본이 끝까지 독도 표기를 고수할 경우 IOC가 실효성 있는 제재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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