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모자 아사 분향소를 지키며 상주역할을 하던 탈북민 허모(여·50)씨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나던 A모(21)씨가 택시기사의 신고로 붙잡혔다.
탈북민 허씨에 따르면, 23일 새벽 1시30분 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 설치된 ‘탈북민 한성옥씨 모자(母子) 아사(餓死) 추모 분향소’ 인근에 세워 둔 자신의 승용차를 누군가 훔쳐 달아났으나 차가 지그재그로 주행, 이를 이상하게 여긴 택시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차 안에는 역시 분향소를 지키던 다른 탈북민 이모씨가 잠들어 있었다.
경찰은 처음엔 차를 훔쳐 달아나던 A씨와 뒷좌석에서 잠을 자던 이모씨가 같은 승용차 절도 용의자로 오인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A씨는 현재 서울 종로경찰서 형사2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31일 42살 탈북여성 한성옥 씨와 한씨의 아들 6세 김동준 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미 사망한 지 두 달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되며, 발견 당시 집에 쌀과 소금 간장 물 등 기초식품은 물론 냉장고마저 텅 비어 있었던 것이 확인 돼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5월 중순경에 은행에서 통장잔액 3,858원마저 출금해 잔고가 0원인 것과 9만원의 월세도 오랫동안 미납한 상태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배고픔을 피해 목숨 걸고 탈북했는데 풍요로운 대한민국에서 굶어죽었다”는 비현실적 상황으로 인해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한씨 모자의 주검은 수도검침원이 수도요금 미납으로 단수조치했음에도 소식이 없자 임대아파트를 방문했다가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해 관리인에게 알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한씨의 하나원 동기와 탈북단체장들이 분향소를 24시간 지키며 추모객을 받는 가운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분향소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이주영 심재철 김진태 이재학 의원 등 10여명이 다녀갔으나 주무부서인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여당 인사는 단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평소 북한 인권과 탈북인 정착에 관심이 큰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17일 ‘아사 탈북모자 추모 및 장례위원회’를 발족키로 하고 진상 규명과 정부의 진정어린 사과 촉구, 추모 및 장례를 준비하고 있다.
23일 현재 ‘아사 탈북모자 추모 및 장례위원회’에는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전 부산하나센터장), 강정일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권태오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김광찬 나라지킴이고교연합 사무총장, 김규민 영화감독,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석규 코리아선진화연대 이사, 김석우 비상국민회의 집행위원장(전 통일원 차관), 김영직 애국시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김일두 나라지킴이고교연합 대표, 김자유 대한민국사랑회 회장, 김재원 통일허브연합 대표, 김주성 전 한국교원대학교 총장, 김진태 국회의원,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대표, 김형수 징검다리 공동대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맹주성 한양대 명예교수, 맹정주 전 강남구청장, 민계식 국민의소리 상임대표(전 현대중공업 회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박상원 고려대교우트루스포럼 대표, 박상증 목사(전 참여연대 공동대표),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박용배 목사,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박일남 물망초학교 교사,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손광주 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손용우 선진통일건국연합 대표, 손효숙 프리덤칼리지장학회 대표, 서경석 목사(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대표), 심용식 자유주의전북포럼 상임대표, 심재철 국회의원, 양명률 310특명대 고문, 양흥준 고교연합 청조(靑潮)구국연대 회원, 염돈재 전 성균관대학교 국가전략대학원장, 윤수현 자유시민연대 이사, 이계성 대수천 대표, 이계준 연세대 명예교수, 이동복 전 국회의원, 이보성 전 자유주의연대울산포럼 위원장, 이석복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운영위원장, 이순임 전 MBC공정노조 위원장, 이승구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학 총장, 이인철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이일호 목사, 이재수 충북자유시민연합 대표, 이재춘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전 주러시아대사), 이주영 국회부의장, 이희문 목사, 임정식 새마음포럼 홍보위원장, 장기만 한국노벨상위원회 이사장,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국민의소리 공동대표), 정성 재미교포, 정성희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대표, 정진경 변호사, 정진화 가오리마루 공동대표, 정창화 대한민국수호국민연합 상임대표, 조정진 세계일보 논설위원 겸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언론인모임 대표, 조형곤 비상국민회의 집행위원, 주대환 플랫폼자유와공화 공동대표, 최양부 전 청와대 수석, 최인식 자유민주국민운동 상임대표, 태영호 남북함께시민연대(전 주영북한 공사) 대표 등으로 구성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한씨와 아들 김군) 양자 모두 사인 불명”이라며 “특기할 약물이나 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부검 결과를 전했다.
23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전날 “고도의 부패변성이 진행돼 제약이 있으나 확인 가능한 범위 내에서 뚜렷한 질병이나 손상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부검 감정결과와 현장감식, 주변 탐문결과 등에서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해 이대로 내사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한씨 모자의 죽음은 당초 무게가 실렸던 아사, 즉 굶주림이 원인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이 사건으로 정부의 복지정책 사각지대와 탈북민 관리 소홀 문제가 여전하다는 사회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몽니로 북한인권재단 미출범 등에 대한 탈북민 사회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한씨 모자의 장례 시기와 주관 주체, 절차에 대해서도 정부와 탈북자 단체장을 포함한 장례위원회 간 이견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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