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5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했다.
제1 야당 대표가 정부에 맞서 삭발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삭발식에는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외에 한국당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삭발식 중에는 애국가가 배경음악으로 울러퍼졌으며, 삭발은 5분 만에 완료됐다.
삭발을 마친 후 마이크를 잡은 황 대표는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과 조국의 사법 유린 등 폭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은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 국민들의 분노와 저항을 짓밟고 독선과 오만의 폭주를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범죄자 조국은 이 정권의 권력형 게이트를 돕기 위해 사법농단을 서슴지 않았다”라며 “오늘 제1야당의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의 항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제 뜻과 의지를 삭발로 다짐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약속 드린다. 저의 투쟁을 결단코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한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국민 여러분이 함께 싸워주셔야 한다. 지금은 싸우는 게 이기는 길이다. 저 황교안 대한민국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자유한국당은 황 대표의 삭발 결정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를 위해”라고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저희가 할 수 있는 저항의 표현”이라며 “그런 뜻에서 당 대표가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삭발 후 현장에서 의원들과 함께 자정까지 ‘조국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당에서는 지난 11일 박인숙 의원이 삭발했고, 이학재 의원은 15일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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