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달라이 라마 “분노를 가라앉히고 자비를 키우라” [책 속의 명구]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책 속의 명구

입력 : 2019-10-02 23:00:00 수정 : 2019-10-02 16:54:1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자비의 힘 /티베트를 이끄는 달라이 라마의 ‘자비’/ “문제에 부닥치면 마음 밑바닥에서 용기를 내 맞서라”/ “나는 지금도 날마다 공부를 한다”

달라이 라마는 1935년생입니다. 두 살 때 환생한 활불(活佛)로 인정받아 14세 때 달라이 라마 14세가 되었습니다. 이름은 텐진 갸초입니다. 달라이 라마(達賴刺嘛). 달라이는 몽골어로 ‘큰 바다’를 뜻하며, 라마는 티베트어로 ‘스승’을 뜻합니다. 달라이 라마는 ‘바다와 같은 지혜를 가진 스승’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는 1949년 티베트의 정치 종교의 지주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듬해인 1950년 중국 인민해방군은 티베트의 수도 라사로 밀려들었습니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티베트와 같은 북방 종족인 청나라가 멸망한 후 사실상 독립을 유지했던 티베트는 하루아침에 중국에 병탄되고 맙니다.

 

티베트의 어린 지도자 달라이 라마.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요. 결국 1959년 히말라야산맥을 넘어 인도로 갑니다. 그곳에 망명정부를 세웠습니다. 인도 북부 다람살라. 그곳에는 티베트의 아픈 역사가 배어 있습니다. 그가 가슴에 간직한 하나의 소망은 티베트의 독립과 자치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한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비폭력 평화주의가 진정한 티베트의 해방을 가져올 것”이라고 합니다.

 

자비. 그것은 달라이 라마가 해발 4000m 고산지대인 티베트에 뿌리를 내린 330만 티베트인에게 전하는 정신입니다. 세계인을 향한 구원의 소리이기도 합니다.

 

『자비의 힘』은 달라이 라마가 2003년 일본 방문 때 행한 강론과 법어를 모은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그의 정신세계와 티베트를 지탱하는 힘을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몸소 체득한 지혜를 종교와 국가를 초월해 존재하는 ‘사랑과 자비’라는 이름으로 전합니다.

 

달라이 라마 14세 사진출처:달라이라마 법왕 14세 공식웹사이트

▶ 나는 올해 예순여덟 살이 됩니다. 살아오는 동안 온갖 어려움과 문제에 부닥쳤습니다. 남보다 많은 문제에 부닥쳤다는 것은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리면 오히려 마음 밑바닥에서 용기를 내 정면으로 맞서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의 체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 사랑이란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 모든 어머니는 자식에게 애정을 품지요. 어머니들은 자식을 매력이 넘치는 존재,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존재로서 애지중지하고, 제 몸의 일부분처럼 소중히 여깁니다. 자비는 그런 애정입니다.

 

▶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정, 소중한 보물을 대하듯 상대를 가깝고 친밀히 여기는 감정이야말로 진실한 사랑이며 자비로운 마음입니다. 이런 귀중한 사랑을 키워야 합니다. 사랑과는 정반대되는 요소를 가진 분노와 증오를 가라앉혀야 합니다. 모든 종교가 인내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 사랑은 인생이 시작된 순간부터 인생의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사랑을 키워야 할까요. 스스로 사랑을 생각하고, 마음속에 배어들게 해야 합니다. 사랑을 키우려고 애쓰고, 다정한 마음을 가지려 해야 합니다. 그러면 마음속의 사랑은 점점 굳어집니다.

 

▶ 근대 과학기술과 인간의 지성, 굳은 의지와 용기는 좋은 목적을 위해 좋은 동기로 사용되면 많은 성과를 낳겠지만 격렬한 번뇌의 힘에 지배되면 무섭고 잘못된 결과를 낳습니다. … 증오와 분노와 같은 나쁜 마음이 잘못 사용되면 무서운 참사를 부릅니다.

 

▶ 전쟁이란 폭력이 되풀이되는 상태를 이릅니다. 법률적으로 인정된 폭력입니다. 전쟁은 대규모 살육을 부릅니다. … 반전운동을 확대하고 전쟁을 그만두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전쟁은 원인이 되는 문제가 있기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진정한 평화적 해결 방법은 대화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양쪽이 모두 이익을 얻도록 대화를 하고, 서로 양보해 주장을 접근시키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비폭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 폭력과 비폭력은 외면적인 행동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면의 동기에 의존합니다. 상대를 해치려는 마음을 동기로 하는 행동은 모두 폭력적인 행동이 되고, 애정과 상대를 도우려는 마음을 동기로 하는 행동은 모두 비폭력적인 행동이 됩니다.

 

▶ 나도 때로는 화가 나고 울화가 치밀 때가 있습니다. 그런 때는 분노의 감정을 그냥 내버려 둡니다. 내버려 두면 분노의 감정이 오랫동안 마음에 머무는 일은 없으니까요. … 번뇌에는 파괴적인 본질이 있습니다. 번뇌에는 인간이나 세계에 이로운 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입보살행론(入菩薩行論)』에는 산티데바(7~8세기 인도 불교학자)의 말이 나옵니다.

 

허공이 남아 있는 한

 

중생이 남아 있는 한

 

나 역시 남아 있으니,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리라

 

이 말을 잘 생각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낙담했을 때 생각해도, 슬플 때나 용기를 잃었을 때 생각해도 큰 도움이 됩니다.

                      

강연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비구니 스님  (출처:달라이 라마 법왕 14세 공식 웹사이트) 

▶ 분노가 이미 일어났을 때는 그 자리에서 당장 가라앉혀야 합니다. 분노를 언제까지 마음에 지니고 있으면 차례차례 나쁜 생각이 고개를 쳐들고, 좋은 일은 아무것도 없게 됩니다.

 

▶ 석가세존의 가르침은 … 잘못된 사고방식을 올바르게 바꾸어가는 것을 중시합니다. 그로써 어지럽혀진 마음을 없애고 마음을 진정시켜 사랑과 자비, 인내 같은 좋은 자질을 채워가는 것입니다.

 

▶ 명상은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고 마음에 좋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방법입니다. 명상에는 분석적 명상과 일점집중(一點集中) 명상 두 종류가 있습니다. 사랑과 자비를 강하게 하는 명상을 하면 좋은 감정을 담당하는 좌뇌가 활성화합니다.

 

▶ 육체적 고통이 있다 해도, 정신적인 행복감이 크면 몸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 마음속에 평안을 가져오고, 평온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정신적 행복을 쌓는 것은 세속의 윤리를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사랑과 자비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 마음속에 사랑을 키우면 마음이 넉넉하고 온화해지고,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고 몸도 편해집니다. 반대로 질투와 경쟁심, 분노 같은 나쁜 감정이 강한 힘을 발휘하면 마음은 편협해지고, 꽁꽁 닫히게 됩니다. … 상냥한 마음으로 남을 끌어안을 때는 자연히 손가락을 벌여 상대를 감싸 안습니다. 하지만 화를 내거나 상대를 때리려고 할 때에는 주먹을 움켜쥐고 손가락은 모두 안쪽에 갇혀 버립니다. 우리의 마음도 똑같습니다.

 

▶ 나는 지금도 날마다 불경을 읽고 공부합니다.

 

강호원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빠져드는 눈빛'
  • 박보영 '빠져드는 눈빛'
  • 임지연 '러블리 미모'
  • 김민주 '청순미 폭발'
  • 김희애 '여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