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90% 이상이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한다고 알려진 췌장암과 담도암은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무서운 암 질환이다.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으로 사망했고, 최근 국내 유명 축구 지도자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치혁 교수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췌장과 담도는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이나 간과의 근접성이 높아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몸속 깊숙이 위치한 탓에 관리와 검사에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고 말한다.
담도 및 췌장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유용한 시술방법으로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이 있다. 오 교수는 “이 방법은 개복 없이 결석, 암 등 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담석증, 담도협착 등의 치료까지 시행할 수 있어 매우 활용도가 높다”며 “다만,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 중 가장 난도가 높고 동반되는 합병증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술자의 능숙함과 전문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췌장은 인체 내 깊숙이 위치해 있어 진단이나 수술 자체가 매우 어렵다. 특히 췌장암으로 인한 절제술은 췌장과 십이지장, 담관, 담낭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이를 다시 소장과 연결하는 등 과정이 복잡하고 정교한 접합기술이 필요하다.
경희대학교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는 “여러 장기를 광범위하게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의 안정성 확보와 합병증 최소화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며 “복강경·로봇수술은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복강경·로봇수술은 수술의 안정성과 더불어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며 출혈이 적고 통증이 적어 개복수술에 비해 빠른 회복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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