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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취업 역대 최고 내세웠지만 40대는 하락… 고용질도 떨어져 [文대통령 신년사]

입력 : 2020-01-07 19:19:54 수정 : 2020-01-07 20: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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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분야 / 2019년 정규직 35만3000명 감소해 / 노동시간 쪼개기로 단기만 늘어 / 실업급여 확대 재취업 연결 안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해 정부 성과로 가장 먼저 언급한 분야는 일자리였다. 21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신규 취업자 28만명 증가로 역대 최고 고용률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 △주 52시간제 안착 지원 등을 이뤄냈다고 내세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 경기를 보면 마냥 ‘장밋빛 성과’만을 강조할 수는 없는 상태”라며 우려했다.

내 일자리는… 지난달 16일 퇴직이나 실직으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장년층(40~60세) 구직자를 대상으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경기도·수원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 많은 구직자가 몰려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신규 취업자 증가, 역대 최고 고용률 등에 대해 김대일 서울대 교수(경제학부)는 “사람 머릿수가 늘었다고 좋아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확대의 부작용인 ‘노동시간 쪼개기’로 늘어난 단기 일자리, 정부 세금 투입으로 증가한 노인 일자리 등으로 인해 고용지표에 ‘착시현상’이 나타났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정부의 직접 일자리 창출 정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하면 안 되는 정책’이라고 권고한다”며 “고용률에 대해선 심층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성과인지 아닌지는 향후 따져봐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부)는 “노인 일자리는 복지정책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초고령화시대 대비책으로 노인 소득을 높였다는 점에선 평가할 수 있지만, 노인 일자리 증가 자체를 ‘일자리 성과’로 내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오히려 고용의 질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정규직이 늘고 정규직은 줄어서다. 통계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전년 대비 86만7000명이 폭증한 748만1000명이다. 전체 임금근로자(2055만9000명) 10명 중 4명(36.4%)꼴로, 2007년 3월 조사(36.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는 전년 대비 35만3000명 급감한 130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40대 고용률이 2009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대한 진정성 있는 ‘되새김’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달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1.7%로 11월 기준 19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40대 취업자 수는 17만9000명 감소하며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년사에선 일자리 성과가 나열된 뒤 “이 추세를 더 확산시키겠다”며 40대·제조업 고용부진 관련 맞춤형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다짐으로 관련 언급을 갈음했다. 김 교수는 “40대는 경제의 중추이자 핵심이므로 경기 전망으로 보자면 매우 안 좋은 신호”라고 설명했다.

신년사는 “상용직 증가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50만명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지만, 실업자 생계보장을 위해 지급하는 실업급여(구직급여)도 동시에 증가하는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실업급여는 지난해 지급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구직급여 수급자 재취업률은 2016년 31.1%, 2017년 29.9%, 2018년 28.9%에 이어 지난해 1∼10월 26.6%로 점점 하락하는 등 실업급여 확대가 재취업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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