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사는 브라질인들이 자국 대통령에게 고향으로 데려가 달라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띄운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이 현지에 거주 중인 국민들을 데려올 것으로 보이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는 우한에서 직선거리로 약 2만㎞ 떨어졌으며, 사실상 지구상에서 우한과 가장 먼 곳에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우한에 체류 중인 브라질인들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 서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자신들을 중국에서 철수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영상에서 “동영상을 만드는 이 순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없다”며 “브라질은 우리의 고향이다”라고 말했다. 또 브라질이 아닌 곳에서 검역 절차를 거쳐도 좋으니, 우한을 빠져나가고 싶다는 뜻을 거듭 강조해 사태의 심각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SCMP는 “우한에 체류 중인 브라질인의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다”며 70명 정도가 거주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브라질인의 철수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을 데려올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며 “(브라질로의) 복귀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데려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착하는 즉시 보건당국의 가이드라인 아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격리조치 될 것”이라며 “국방부는 공군과 함께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울러 “세부적인 계획안이 나중에 발표되면 베이징에 있는 브라질 영사관을 통해 정보가 전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에서는 지금까지 1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가 확인됐으며, 확진 사례는 아직 없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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