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불교·원불교·천주교 등 주요 종교가 실내 행사를 전격 중단했음에도 적지 않은 개신교 교회는 주일 예배 고수 방침을 접지 않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려면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인파가 많은 실내 공간 방문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의료계 조언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8일 이례적으로 긴급 호소문을 통해 "당분간 종교집회를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음에도 개신교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주일 예배 중단을 주저하는 모양새다.
교회들이 주일 예배를 고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앙집권적 조직을 갖춘 불교, 천주교 등과 개별 교회 중심으로 종교 행사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교단이 존재하지만 개별 교회를 통제하기는 어렵다. 또한 개신교계에서는 주일 예배가 교리에 있는 책무여서 중단하기 어렵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한국전쟁 중에도 멈추지 않았을 정도로 예배가 개신교 정체성, 역사성과 밀접히 연관된 행위라는 사실도 강조한다. 십계명에도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는 계명이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교회가 주일 예배 중단으로 헌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다는 따가운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개신교계는 "이미 교회 계좌로 헌금을 보내는 교인들이 있고,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
그래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명성교회와 소망교회를 비롯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온누리교회, 새문안교회, 금란교회, 오륜교회 등 대형교회들이 주일 예배 중단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당초 "지금까지 교회가 예배를 중단한 경우는 없었다"며 "예배 중단은 교회의 첫째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예배 고수의지를 보였던 영락교회도 29일 긴급히 입장을 바꿔 다음 달 1일 주일 예배를 온라인 생중계로 전환한다고 공지했다.
이들 교회처럼 전체 교회의 온라인 예배 전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김명실 영남신학대 교수는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종교 집회는 언제나 전염병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며 "박해 시에는 숨어서 가정이나 카타콤(지하묘지)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주일 예배까지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큰 무리가없다고 본다"며 "구역장 지도 아래에 두세 가정이 함께 예배하면서 온라인 서비스를이용하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신학서적 전문출판사인 새물결플러스 대표 김요한 목사는 "개신교에 대한 반감,혐오감이 강한 상황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공성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며 주일 예배 형태를 바꿔 사회 안녕과 질서 유지에 기여하고 개신교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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