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집단감염이 이루어져 사회적 논란을 빚었던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 당시 차고 있던 이른바 ‘박근혜 시계’의 진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신천지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닌 성도(신자)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총회장은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이 시계를 착용한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신천지 측은 이같이 주장하면서 “시계는 6~7년 전 정치활동을 했던 성도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그 성도는 총회장이 몇만원짜리 시계를 차고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가진 ‘박근혜 시계’를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신천지 측에 따르면 이 총회장에게 이 시계를 선물한 성도는 과거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에서 활동한 경력을 가진 장로급 남성 A씨다.
A씨도 직접 나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선거 후 시계를 받았다”며 “이후 신천지에 잠깐 발을 담갔는데, 이 총회장을 만날 기회가 생겨 선물했다”고 알렸다.
아울러 “금색 시계는 국회의원과 장관용인데, 이들에게 주는 것 중 남은 것을 선거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고 동아일보에 밝혔다.
하필 민감한 시점에 이 총회장이 이 시계를 차고 공개석상에 나타난 데 대해 신천지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며 “이 총회장은 평소에도 정치권과 엮이는 것을 경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 전 어떤 시계를 찰지 고민했지만 별생각 없이 ‘박근혜 시계’를 고른 것”이라며 “정당 활동을 하는 성도들이 있지만 신천지 차원에서 정치적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총회장은 지난 2일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연수원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차원에서 두 차례 큰절을 올렸다.
당시 그는 회색 양복에 흰색 와이셔츠, 금빛 넥타이를 착용한 옷차림을 했는데, 절을 하는 과정에서 양복 상의 소매가 올라가며 왼쪽 손목의 시계가 도드라지게 드러났다.
이 시계는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문양 휘장과 무궁화 외에도 한글로 ‘박근혜’란 서명이 적혀 있었다.
이에 이 총회장 측과 정치권 간 유착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박 전 대통령 측은 직접 나서 ‘박근혜 정부에서 금장 시계는 만든 적 없다’는 취지로 반박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자 대표적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임기 중 금장 시계나 날짜 판이 있는 시계는 만든 적이 없다”고 언론에 밝혔다.
전 정부 청와대의 총무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한 인사는 “당시 시계 제작 담당자인 조달청 공무원에게 확인해보니 시계와 시곗줄까지 모두 은장으로 된 한 가지 디자인 제품만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의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한 이건용 미래통합당 조직국 팀장은 페이스북에 “취임 초기 대통령 시계 제작과 관련해 보고가 있었고, (박 전 대통령은) ‘은색 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다”며 “이후 탁상시계와 벽시계 등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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