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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난 전시 대통령”… 캐나다와 국경도 폐쇄

입력 : 2020-03-20 06:00:00 수정 : 2020-03-19 23: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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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새 환자 3000명 늘자 비상 / ‘민간기업 동원 의료물자 생산’ / 국방 물자생산법 발동 예고 / 美 완성차 빅3 모든 공장 중단 / 전 세계 확산 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새 3000명가량 폭증하자 18일(현지시간) 바이러스 대처에 필요한 의료물자 생산 등에 민간기업을 동원할 수 있는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또 대부분의 국가에 대한 비자업무를 중단하고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30일간 폐쇄하는 등 ‘극약처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 칭하며 코로나19 대처에 필요한 의료물자 생산 등에 민간기업을 동원할 수 있는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은 전시 등 긴급상황에 대통령에게 국방, 에너지, 우주, 국토 안보를 지원하기 위한 주요 물자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다.

이미 몇몇 미국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코로나19 의료물자 생산에 가세했다. 2차 세계대전 때 무기 생산에 투입된 적 있는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중국 류저우시에 있는 자사 생산공장에서 수술용 마스크를 제조 중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GM과 포드 등 자동차 제조사들은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이날 대부분의 국가에 대한 비자업무 중단 방침을 밝히고 미국과 캐나다 간 국경을 30일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 일시 폐쇄가 30일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30일이라고 말하겠다. 그리고 바라건대 30일 막판에 우리는 좋은 상황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의 미국·캐나다 국경지역 톨게이트가 닫혀 있는 모습.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와의 합의를 통해 국경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라콜=AP연합뉴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급격하게 선회한 배경에 대해 “한국과 중국의 데이터를 보고 한국과 중국이 한 것을 보면 우한 바깥의 중국 지역과 한국에서 (발병)곡선이 뭉툭해진 걸 볼 수 있다”면서 “오늘 그들의 곡선을 보면 그들은 곡선의 끝쪽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완성차 ‘빅3’는 미국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잠정 중단했고,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주는 모든 카지노와 도박장의 문을 닫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약 100년 전 네바다주에서 카지노가 합법화된 이래 카지노가 문 닫은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18일(현지시간) 유럽에서만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9만여명에 달해 각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전국민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경찰들이 한 시민을 단속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맹주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사태를 두고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밀라노=EPA연합뉴스

◆유럽 확진자 9만여명·사망 3000명 ‘피해 급증’… 伊 의료시스템 붕괴 직면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9만여명으로 늘어나며 중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는 하루 만에 사망자 475명을 추가하며 누적 사망자는 3000명에 육박했다.

 

19일 오후 9시(한국시간) 기준 미 존스홉킨스대학 시스템과학·공학센터(CSSE) 실시간 집계에 따르면 유럽 내에서 누적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국가는 이탈리아(3만5713명), 스페인(1만5014명), 독일(1만3093명), 프랑스(9058명), 스위스(3067명), 영국(2644명) 등 12곳이다. 이외에도 포르투갈(642명), 체코(572명), 그리스(418명) 등에서도 비교적 많은 수의 확진자들이 보고됐다. 상위 20개 국가만 모두 합하더라도 확진자는 9만1000명을 넘는다. 8만1154명에 이르는 중국 내 누적 확진자 수를 뛰어넘은 것이다.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에서 호흡곤란으로 구급대를 부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병원 이송 전 구급차 안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스트라스부르 AP=연합뉴스

특히 이탈리아의 피해가 가장 막심하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8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전날 대비 누적 확진자가 4207명 늘어났으며, 누적 사망자는 475명 증가한 297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기준 사망자 증가 인원과 증가율은 모두 최대치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며 의료진, 의료장비, 병실 부족 등 삼중고로 이탈리아가 의료시스템 붕괴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탈리아 정부는 다음 달 3일까지인 전국 이동 제한 및 휴교령의 기한 연장 방침을 공식화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지부티, 잠비아, 감비아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아프리카 내 코로나19 발생국가는 전체 54개국 중 33개국으로 늘어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6개 대륙 중 가장 늦게 바이러스가 도달한 중남미 내 20여개국에서도 같은 날까지 16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곧 유럽이나 북미 지역과 같은 확산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고강도 추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전국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독일은 난민 수용을 중단했으며, 그리스는 10명 이상의 야외 모임 또는 회합을 전면 금지했다. 이란을 필두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중동에서는 ‘중동의 허브’라고 불려온 아랍에미리트(UAE)가 19일 오전 0시부터 한국을 포함한 72개 입국비자 면제국 국민의 입국을 당분간 금지한다고 18일 밝혔다.

 

조성민‧임국정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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