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든 롯데쇼핑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 일자리 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다.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비효율 매장 200여 곳의 정리가 예고된 가운데 최소 5만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면서 실업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사측에서 일부 직원들의 퇴사를 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직원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13일 '2020년 운영 전략과 미래 사업 청사진'을 통해 운영 효율과 수익을 높이기 위해 백화점, 슈퍼, 마트, 롭스 등 전체 오프라인 매장의 30%에 달하는 비효율 점포를 3~5년 내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197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점포 문을 닫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으로, 실적 부진이 경영 악화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지난해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17조6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로 급감했다.
순손실액은 8536억원으로 전년(4650억원)과 비교해 4000억원 가량 적자 폭을 키웠다. 지난해 4분기로만 따져보면 1조4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실적이다. 당초 증권가는 작년 4분기 롯데쇼핑 영업이익이 1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매장 200여 개 폐점 결정에 따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장 구조조정으로 약 7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이에 롯데쇼핑 내부에서는 오너가(家) 경영 실패가 경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인데도,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롯데마트 노조는 사실상 해고 통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영주 마트노조 롯데마트지부 위원장은 "사측이 퇴직 종용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력 감축이 현실화 되는 게 아니냐면서 직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대규모 점포 정리는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해고 통보와 같다"고 비판했다.
롯데 측은 점포정리에 따른 인력은 다른 점포로 재배치한다는 계획이지만 노조 측은 "200여 개나 되는 점포를 정리하기 때문에 인위적인 대규모 인력감축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희망퇴직 등 사실상의 해고 수순으로 가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정준모 마트산업노조 교선국장도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직영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에게까지 닥친 재앙”이라며 “사내유보금 41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이 경영악화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협력업체에 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