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아름다운 나라’ 캄보디아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캄보디아는 지난 10년간 연 6∼7%의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유망한 생산기지다. K푸드를 중심으로 현지에서 자리 잡은 국내 기업들의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나라’ 캄보디아, ‘차이나머니’로 도약
3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35세 이하 인구가 전체 60%를 차지하는 젊은 국가 캄보디아는 한국과 전통적인 봉제·농업 분야뿐 아니라 금융·IT(정보기술)·환경 등 새로운 분야의 경제 협력을 강화 중이다. 한국과 캄보디아는 1997년 재수교 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두 나라 간 교역은 재수교 당시보다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과 캄보디아 다문화가정만도 9000쌍에 이르러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우리나라를 ‘사돈국가’라고 칭하기도 했다. 올해 3월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캄보디아는 한국의 2대 개발협력 파트너이자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말한 바 있다.
2009년 경기 침체의 여파로 0.1%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한 캄보디아는 2010년부터 봉제업 수출이 증가하고 건설업, 농업, 관광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매년 6∼7%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가 진행 중인 고소득 국가 도달을 위한 4단계 전략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캄보디아와의 지속적인 협력이 곧 빛을 볼 것으로 보인다. 훈센 총리는 2030년까지 고중소득 국가 및 2050년까지 고소득 국가 도달을 위한 사각 전략 4단계를 발표했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이 캄보디아로 진출했을 때 가장 큰 이점은 풍부한 노동력 활용 가능성이다. 15세 이상 인구 중 경제활동인구를 나타내는 경제활동 참가율은 캄보디아가 84.9%로 아세안 국가(평균 70.3%) 중 1위다. 즉 풍부한 노동력과 경쟁국에 비해 저렴한 임금으로 우리 기업들이 좋은 인력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1차 산업에서 탈피해 서비스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목표로 한 캄보디아 정부의 노력으로 2018년 기준 캄보디아 3차 산업 종사자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47.4%를 차지한다.
최근 중국 자본의 유입으로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향후 캄보디아에서 주거시설과 고급 승용차, 브랜드 제품 수요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994∼2017년 중국의 캄보디아 누적 투자액은 162억달러로, 2017년 전체 투자의 30%를 차지하는 등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자본의 건설 및 부동산 투자로 캄보디아 현지 신흥 중산층 늘어나고 있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쇼핑몰·브랜드숍·프랜차이즈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바까 주세요!’ K푸드 이끈 박카스 열풍
현재 캄보디아에는 200개 이상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캄보디아 유통과 건설, IT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2년 9550만달러였던 우리 기업의 캄보디아 투자는 2016년 2억1522만달러, 2017년 1억3678만달러, 2018년(9월기준) 2억4351만달러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이미 자양강장제로 큰 인기를 끌었던 동아제약의 박카스(바까)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K푸드의 성공을 입증했다. 박카스의 성공으로 캄보디아에서 한국 에너지 드링크 및 기타 소프트 드링크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캄보디아 거리를 거닐며 ‘바까’를 들고 담소를 나누는 것은 국민들의 일상이 됐다. 2017년 기준 박카스의 총 수출액은 653억원인데 이 중 캄보디아 수출액이 626억원으로 96%에 달한다. 2009년 동아에스티가 캄보디아를 동남아시아 진출의 전초기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현지 파트너사인 ‘캄골드’와 계약을 맺고 박카스를 공급한 지 11년 만에 박카스는 현지 에너지드링크 시장 강자인 ‘레드불’을 제치고 명실상부 캄보디아의 국민 음료로 자리매김했다.
동아제약은 현지 제품명을 캄보디아인이 주로 쓰는 크메르어가 아닌 한글 ‘박카스’로 정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둔 시도였다. 캄보디아 음료 판매의 80∼90%를 차지하는 노점상들이 아이스박스를 이용하는 탓에 유리병이 상하거나 라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고, 동아제약은 용기를 캔으로 바꿔 차별성을 강조했다.
현재 박카스는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 흐름을 타고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 전반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동아제약의 관계자는 “캄보디아에서 일군 성공을 바탕으로 미얀마, 필리핀, 대만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 캄보디아 프놈펜에 첫 매장을 연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도 현지 기업이 직업 운영하는 마스터프 랜차이즈 형태로 현재 매장을 23개까지 확대했다. CJ푸드빌의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과거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빵 문화가 발달되어 있고, 국민 중 30대 이하 젊은 층이 많아 소비 수준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현지에서 프리미엄 베이커리 콘셉트로 운영 중이며, 향후 캄보디아 소비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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