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3.4%포인트 낮은 -1.2%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악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 이후 22년 만의 역성장을 점친 것이다.
IMF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2%, 내년 3.4%로 내다봤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발표 때(2.2%)보다 3.4%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2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1953년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였던 것은 2차 석유파동이 불거진 1980년(-1.6%)과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5.1%) 두 차례뿐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은 한국의 높은 대외 개방도를 고려할 때 주요 교역국의 급격한 성장전망 하향에 따른 대외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다만 한국의 신속한 초기 방역 노력과 과감한 경기대응 노력으로 전망치 하락폭은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코로나19 영향이 거의 없던 지난 1월 발표한 전망치(3.3%)보다 6.3%포인트나 대폭 낮췄다. 이는 IMF가 공식 통계를 제공하는 1980년 이후 세계 경제성장률 최저치 기록인 2009년의 -0.1%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9%로 종전보다 7.9%포인트 낮아졌고, 유로존은 -7.5%로 8.8%포인트나 떨어졌다. 일본은 종전보다 5.9%포인트 낮은 -5.2%, 중국은 4.8%포인트 떨어진 1.2%로 각각 조정됐다. 신흥개도국도 -1.0%로 5.4%포인트 낮아졌다.
한편 다른 국내외 주요 기관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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