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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의 힘… ‘포스트 코로나’ 원동력 삼아야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5-05 18:23:35 수정 : 2020-05-05 21: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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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발빠른 진단키트 개발 / 방역당국 꼼꼼한 역학조사도 한몫 / 의료진 헌신·성숙한 시민의식 빛나 / ‘한국이 하면 따라한다’ 가능성 확인

“우리는 방역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며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 사진과 '덕분에 챌린지' 손 사진을 모자이크로 구성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한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반 중국 다음으로 감염자가 많았던 위험 국가에서 ‘모범 방역국’으로 거듭났다. 이를 가능하게 한 힘은 ‘K방역’으로 불리는 한국형 방역 시스템, 의료진의 헌신, 높은 시민의식으로 대표된다.

K방역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았다. 코로나19 유입 이후 바이오 기업들은 발 빠르게 진단키트를 개발했고, 방역 당국은 이를 신속 승인했다. 광범위한 진단검사는 환자를 조기에 진단하고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휴대전화 위치정보, 신용카드 사용내역, 폐쇄회로(CC)TV 등을 이용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접촉자를 관리한 역학조사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모두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교훈을 잊지 않은 덕이다.

 

K방역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정부는 자동차 이동형(드라이브 스루)·도보 이동형(워크 스루) 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 등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절차와 기법을 K방역 모델로 체계화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코로나19 진단기법인 유전자 증폭(PCR) 검사기법은 지난 2월에 회원국 전원 찬성으로 국제표준안 투표를 통과해 오는 11월 국제표준 제정을 앞두고 있다.

‘숨은 영웅’ 의료진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 이 시각에도 의료진은 감염위험을 무릅쓰며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월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100일 동안 의사 1723명,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1534명, 기타 인력 463명 총 3720명이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웠다. 이에 의료진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응원 캠페인 ‘#덕분에챌린지’도 확산하고 있다. 이밖에 청소노동자와 일선 공무원, 환자 호송을 위한 소방인력 등 숨은 영웅들 덕분에 코로나19 안정화가 가능했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100일째를 맞은 지난달 28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업무 중 취재진을 향해 브이를 그려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출범 100일을 맞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여러분이 있기에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지만 이제 코로나19 사태는 빠르게 안정돼 가고 있다”며 “한국의 방역은 세계의 표준이 됐고, 내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한 높은 시민의식도 빛났다. 전 국민이 ‘집콕’을 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회적 혼란이나 대규모 사재기도 없었고, 학교 휴업에 이어 기업도 재택근무에 동참했다. 대구·경북 등 대규모 환자가 발생한 지역에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4·15 국회의원 총선거는 코로나19 우려에도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성숙한 시민의식의 정점을 찍었다. 투표장에서 1m 간격 유지 등 철저한 방역 수칙을 지킨 덕에 잠복기를 지나고도 선거 관련 감염 사례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한국이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선제적으로 잘 대처한 것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당부도 나오고 있다. 위기를 먼저 극복하면서 얻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준비의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학자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성공적 대응은 유능한 정부와 공무원들, 우리 국민들의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이 하면 세계가 따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진단했다.

 

유지혜·박현준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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