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데이터 및 안전·재난 관리 전담 공무원이 생긴다. 대신 운수와 야금·잠업직처럼 이름만 남아있는 직군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국가 및 지방공무원의 직렬·직류 체계를 개편해 데이터 직류와 방재안전연구 직렬을 신설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직렬과 직류는 공무원 직무를 분류하는 용어로 직렬이 더 상위개념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데이터 직류는 현재 전산 직렬 내에 신설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데이터 기반 행정을 담당할 공무원을 선발할 수 있는 법령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인사처·행안부는 ‘공무원임용령’ 및 ‘지방공무원임용령’과 ‘공무원임용시험령’ 등 관련 법령·규정 개정안을 확정해 이르면 다음주 초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개정령은 올 하반기 시행돼 관련 직렬·직류 경력채용에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확인됐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안 진단 및 정책 추진은 모든 공공기관의 필수 역량이 됐다.
국토교통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시스템을 통해 하루 이상 걸리던 역학조사 분석을 10분 이내로 단축했다. 서울 성동구는 특정 시점 및 지역별 생활인구 변화에 따른 지역경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각 부처 및 지자체에 빅데이터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충원돼 정책 수립 과정과 행정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재안전연구 직렬도 마찬가지. 점차 대형화·복잡화하는 재난·안전 분야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행안부 관계자는 “각 공공기관은 데이터 행정 및 재난안전 연구 분야에 보다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시대 흐름에 따라 활용도가 낮아진 직렬·직류는 통·폐합된다. 운수와 경비, 야금, 잠업, 농화학, 수산제조·증식, 수산물검사, 약제, 등대관리, 잠업곤충 11개 직류는 각각 일반행정, 방호, 금속, 일반농업·수산, 약무, 표지운영, 산업곤충으로 통폐합하거나 재분류, 명칭을 변경한다.
인사처 관계자는 “이들 직류는 각 부처에서 거의 활용되지 않거나 실익이 없는 분야”라며 “각 부처에도 해당 직류는 아예 없거나 많아봤자 네다섯명 정도”라고 전했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직렬·직류 개편을 통한 우수 인재 양성을 통해 더욱 전문성 있는 인재들을 공직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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