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로 변모했다. 이에 따른 고령 운전자도 급격히 증가했으며 동시에 이들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가 다수 있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유발하는 사고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사상자 수도 2001년 대비 2016년에 3배나 늘었다.
22일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최재연·조진성·우재혁·임용수 교수팀이 2011∼2016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EDIIS)에 기반해 60세 이상 운전자 64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르신 운전자 중에서도 75세 이상일 때 교통사고 발생 확률이 월등히 높았다. 특히 60~64세 운전자 대비 75~79세 운전자의 중증 손상 가능성이 1.39배 많았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중증 손상자들의 발생 원인으로는 음주 2.02배, 안전벨트 미착용 2.06배 등을 차지했다. 이외에 도로 종류도 포함됐다. 운전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정 시설물 또는 단독 차량 추돌사고가 다수였다. 이로 인한 손상 부위는 두경부가 절반(54.2%) 이상을 차지했다.
최재연 교수는 “환자들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중증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며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 속에서 교통안전 대책의 입안 시 연령기준 결정에 실제 조정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길병원은 차량 운전 중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올바른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응급의학과 조진성 교수는 “운전 시 올바른 자세도 사고 및 부상 예방에 중요한 요소다. 과거 조사에 의하면 국내 운전자들은 지나치게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는 사람이 40% 수준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운전 자세는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민첩한 대처가 어려울 수 있고,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 피로도 역시 가중된다. 무엇보다 운전석을 앞으로 바짝 당겨서 앉는 것을 가장 나쁜 자세로 지적했다. 신체 유연성은 감소시키고 시야를 좁히기 때문이다. 길병원은 시트에 엉덩이와 등이 밀착되게 하고, 등받이는 약 15도 각도로 기울이는 것을 추전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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