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백화점이 아닌 명품 커머스 앱을 통해 구입한 이유는 '가격'이었다. 백화점에서는 85만원, 해당 앱에서는 76만원. 9만원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 그는 “병행수입으로 들어온 동일한 제품인데, 가능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사는 게 합리적”이라고 흐뭇해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국내에서 명품을 구입하려는 2030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5060 기성세대와 달리 명품을 플렉스(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한다는 의미) 하는데 있어 꼭 오프라인 매장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병행수입을 통해 들여온 상품을 구입하면 같은 제품이라도 평균 25%, 최대 50%이상 까지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머스트잇에서 톰브라운 맨투맨은 주요 백화점 대비 50% 저렴한 4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병행수입' 덕분이다. 최근 젊은층의 플렉스는 온라인 명품 커머스가 있어 가능해진 측면도 있다. 머스트잇의 10대에서 30대 고객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현재 명품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 10%…2025년 36%까지 증가할 듯
병행수입은 동일한 브랜드 제품을 다수의 중간유통업체가 수입,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도다. 원칙적으로 상표의 고유 기능인 출처 표시, 품질 보증 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병행수입이 허용된다.
우리나라는 1995년 11월부터 수입공산품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허용된 바 있다.
국내 병행수입업자가 우리나라에서 명품을 판매하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먼저 해외에서 명품브랜드가 제품을 유통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 유명한 거리의 로드샵뿐만 아니라 다양한 명품을 도매로 들여와 소매로 판매하는 부티크 샵을 통해서도 제품을 공급한다. 국내 병행수입업자들은 대부분 이 부티크 샵과 거래한다.
병행수입업자라는 단어가 마치 '보따리상'을 연상케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이들은 엄연한 법인사업자로 오랜 시간 부티크 샵과 거래하며 신뢰를 쌓고, 한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렇게 부티크 샵을 통해 도매로 들여온 제품은 자연스럽게 국내 명품매장보다 저렴할 수밖에 없고, 온라인 판매로 판관비까지 줄어드니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명품 '가짜'라 저렴하다고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명품은 '가짜'라서 싼 것이 아니라 이미 싸게 판매될 수 있는 유통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다만 온라인 쇼핑의 특성상 가격이 저렴한 대신 오프라인 명품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환대는 받을 수 없다.
한 소비자는 "물론 명품 매장을 직접 방문했을 때의 세심한 케어는 훌륭한 경험이지만, 나는 그냥 비용을 아끼기로 했다"며 "환대받는 비용을 10만원 낸다고 생각하면 좀 아깝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명품의 온라인 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현재 명품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규모이며, 2025년엔 36%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명품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이 상당하고 그들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온라인 명품시장의 성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명품 구입하는 이유는 A/S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직접 명품 매장을 방문해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구입해야만 제대로 된 사후관리(A/S)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는 일부만 맞는 얘기다. 명품 매장에서 구입한 제품도 A/S를 맡기면 본사에 가서 수선을 해오는 것보다 국내 최고의 명품 수선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더 많다. 일반적으로 비용은 고객이 부담하게 된다.
온라인 명품 이커머스도 백화점 못지않은 A/S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자사를 통해 AS를 접수하면 제휴를 맺은 국내 최고의 명품 수선 업체에 연결해 견적부터 수선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러한 온라인 명품 커머스의 장점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많아지자 관련 쇼핑몰들도 함께 성장하고 있어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