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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코로나 백신’ 쟁탈전… 국가 간 ‘부익부 빈익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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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21 06:00:00 수정 : 2020-07-21 07: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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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거액 투자 자국 최우선 공급 ‘백신 내셔널리즘’ 대두
현재 전 세계 163종 백신 개발 중… 23종 사람에 투여하는 임상시험
英 가장 앞서 성공 땐 1억회분 확보… 美 3억회분·유럽동맹 4억회분 확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확보를 위한 주요국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국가간 백신 부익부 빈익빈 양상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유망 백신을 둘러싼 선진국들의 쟁탈전이 과열하면서 각국이 거액을 투자해 자국에 최우선 공급하는 백신 내셔널리즘이 대두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5일 기준 세계에서 163종의 백신이 개발 중이며, 이 가운데 23종이 사람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개발 속도나 규모 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은 영국 옥스퍼드대·제약 대기업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백신이다. 영국 정부는 이 백신에 6550만파운드(약 987억850만원) 이상을 투자하는 대신에 성공하면 1억회분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미국도 12억달러(1조4436억원)를 투자해 3억회분을 확보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의 포괄적 백신동맹은 이 백신 4억회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도 이 백신 확보를 위해 협의 중이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고속 작전에 따라 백신 확보에 총 100억달러(12조300억원)를 쏟아붓고 있다. 국내외 대기업에서 벤처기업까지 지원하는 형태로 리스크를 전략적으로 분산함으로써 성공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 3월에는 미국 정부가 독일 큐어백스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백신 독점권을 요구했다는 독일 매체의 보도가 있었으나 미국 정부와 큐어백스 모두 부인하기도 했다. 미국은 프랑스 제약 대기업 사노피에도 4억달러(4812억원)를 지원해 미국과 프랑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사노피의 폴 허드슨 최고경영책임자(CEO)가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많은 백신 예약권을 가진 것은 미국”이라고 발언한 뒤 프랑스 국민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미국 우선 공급 발언이 철회되기도 했다.

신문은 주요국의 이런 동향과 관련해 “국제기구나 선진국 중에서도 경종을 울리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며 “보다 절실하게 백신이 필요한 사람이나 지역에 도달하지 않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국 간의 경쟁으로 가격이 상승하면 백신은 세계 구석구석에 다다르지 못한다”고 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전문가들은 지난 5월 미국 학회지 논문에서 “(신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했던 2009년) 당시 부유한 나라가 사실상 모든 백신을 독점해 중저소득국에 대한 공급이 한정됐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WHO는 지난 4월 유럽연합(EU)과 협력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및 생산 가속화를 위한 국제협력 계획인 ACT-A(Access to CoVID-19 Tools Accelerator)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내년 말까지 확보를 목표로 하는 20억회분의 백신 중 10억회분을 중저소득국에 배정할 예정이다. 참가국이 대량 구매를 통해 제약회사와의 가격 교섭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것인데 백신 분배 방식 등은 과제로 남아 있다.

최소 3건의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각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아프리카 국가에 백신을 우선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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