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건함(Shipbuilding)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양국 간 치열한 해군력 경쟁은 제해권 경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이는 곧 세계패권 다툼을 상징하고 있다.
미국은 2045년까지 최대 80척 핵잠수함을 포함해 500척의 군함 체제로 해군을 개편하고, 중국 ‘해군 굴기’를 주저앉히겠다는 복안이다. 중국은 2049년 세계 초일류 군대 양성을 목표로, 최소 아시아 지역에서는 2035년까지 미군 전력과 대등하게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에스퍼 미 국방, “2045년 유·무인 군함 500척, 핵잠수함 80척 전력 보유”
미 해군연구소(USNI), 디펜스 뉴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미 해군 미래 전력 증강계획인 ‘2045년 전력 계획’(Battle Force 2045)을 발표하고, 2045년까지 미 해군 전력을 유·무인 함정 500척 체재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2045년 전력 계획의 핵심은 핵잠수함 전력 증강이다. 컬럼비아급 전략 핵잠수함(SSBN)과 버지니아 급 공격핵 잠수함 도입을 통해 2045년까지 최대 80척의 핵잠수함 전력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세 척의 컬럼비아급 SSBN 추가 건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버지니아급 핵공격 잠수함(SSN)의 경우 연간 세 척씩 건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컬럼비아급 SSBN은 현재 미 해군이 운용 중인 14척의 오하이오급 SSBN을 대체하는 신형 핵잠수함이다. 미 해군은 지난 2017년 신형 SSBN 건조 계획을 승인하고, 2021년부터 2031년까지 모두 12척을 배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미 해군이 현재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는 버지니아급 핵공격 잠수함은 과거 냉전시대 구 소련 해군을 견제했던 로스앤젤레스급(LA) 잠수함 60여척의 대체 전력이다. 2009년부터 2년간 연 1척,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연 2척 건조 등 총 18척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11척인 항공모함 전력에 경항모 6척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도 있다. 즉각적인 전략 투사에는 항모 전단 운용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1척 항모 운용의 과부하를 줄이고, 보완 전력으로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고강도전 임무를 수행하고 전 세계에 걸쳐 존재감을 유지하려면8∼11척의 핵 추진 항모와 이를 보조하는 6척의 경항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 2035년 항모 6척 운용···2049년 세계 초일류 군대 목표
중국 해군굴기가 예사롭지 않다. 미 의회연구원(CRS) 보고서인 ‘중국 해군력 현대화가 미 해군에게 주는 함의’에 따르면 2020년 말이면 수량 면에서는 중국 해군이 미 해군을 앞서게 된다. 올해 말 미 해군은 293척의 함정을 운용하는 반면, 중국 해군은 350척의 해군력을 유지하게 된다. 특히 중국 해군의 함정 건조 속도를 고려할 때 수량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향후 미래에서 중국 해군력이 미국 국가안보와 국제질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은 2035년 6척 항모를 운용하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미 해군 전력과 대등하게 맞서겠다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명시적으로 항모 6척의 보유를 주장한 적은 없다. 그러나 관영매체 등에서는 최소 6척 보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실제로 중국은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에 이어, 독자건조 항모인 산둥함을 2919년 실전 배치해 이미 쌍항모 시대를 열었다. 특히 현재 3번, 4번 항모를 동시에 건조 하고 있고, 앞으로도 4척을 추가 건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항모 전단을 호위할 최신 이지스 구축함 건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해군은 올해 안에 최신형 055형 이지스 구축함을 한 척 더 추가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 055형 구축함은 중국 항모 전단의 핵심 전력이다. 중 해군은 이미 7척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 말이면 모두 8척을 보유하게 된다. 초도함인 난창함은 지난 1월 실전 배치됐다. 현재 중국 산둥호 전단의 경우, 055형 구축함 2척과 호위함, 핵잠수함 및 보급함 등으로 구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해군 사상 첫 강습상륙함(LHD)인 075형 강습상륙함을 내년 중 실전 배치할 전망이다. 30대에 가까운 헬기와 1600여명이 넘은 육전대(해병대) 전력을 한 번에 운용할 수 있는 강습상륙함이 운용되면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등에서 작전 하는 미군에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2035년 국방과 군 현대화 계획을 완성하고, 2049년에 미군에 버금가는 세계 최고의 일류 군대 건설 목표를 제시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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