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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손에 세균 약 6만마리… ‘생일 축하’ 노래 두 번 부르면 손씻기 끝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10-18 10:00:00 수정 : 2020-10-18 1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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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만 안 씻어도 26만마리로 불어
아직도 볼일 후 그냥 나오는 사람 많아
무의식적으로 얼굴 만져 감염 우려 커

혹시 지난 15일이 무슨 날이었는지 아는가?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세계 손 씻기의 날’이다. 다소 낯설 수도 있는 이날은 2008년 10월15일 유엔 총회에서 각종 감염에 따른 어린이 사망을 막고자 제정됐으며, 소홀할 수도 있는 손 씻기의 중요성을 되새겨보자는 게 그 취지다.

◆일상이 된 손 씻기… 잘 지키면 호흡기 질환 발병률 낮춰

예년이라면 이날을 기념한 당국의 캠페인이 진행됐겠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손 씻기를 포함한 방역 수칙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일상이 된 탓에 굳이 그럴 필요도 없게 됐다. 손 씻기의 중요성을 짚지 않더라도 많은 이들이 건강을 지키려면 이를 포함한 위생수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는 판단에서다.

철저한 손 씻기는 감염병의 발생률을 낮추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손 씻기를 통해 설사 질환은 30%, 감기나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은 20% 각각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한쪽 손에는 약 6만마리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고, 3시간만 손을 씻지 않아도 26만마리가 생성된다. 따라서 기침을 한 뒤에나 음식을 먹기 전, 화장실이나 외출을 다녀오면 수시로 손을 씻는 게 필수다.

일상이 된 손 씻기를 누구나 잘 지키고 있을까 궁금해 최근 지하철 역사의 화장실 등을 돌며 관찰했다.

◆세면대에 눈길도 주지 않고… 볼일 후 거울만 보고 ‘스윽’

지난 12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의 한 남자 화장실. 볼일을 본 노신사는 거울만 한번 들여다보고는 그대로 나갔다. 깨끗한 정장 차림이었지만 정작 손 씻기는 지키지 않았다. 10분간 살펴보니 이용객 16명 중 5명이 손을 씻지 않았다.

같은날 오후 12시20분부터 10분간 지켜본 종로3가역의 한 남자 화장실도 상황은 비슷했다. 볼일을 본 뒤 세면대를 지나쳐 나간 남성을 비롯한 24명 중 7명이 손을 씻지 않았다.

대구 달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긴급돌봄으로 등원한 어린이들이 선생님으로부터 깨끗한 손 씻기 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저녁에 살펴본 서울역 남자 화장실에서도 20대로 보이는 정장 차림의 남성은 세면대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나갔고, 양손에 든 여행용 가방 탓인지 외국인 남성도 그 뒤를 따랐다. 10분간 살펴본 결과 34명 중 6명이 손을 씻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에 공개해 약 19만건의 조회 수를 올린 ‘손 씻기 관찰 카메라’의 내용은 참으로 흥미롭다. 그해 9월22일 공중 화장실 이용자 1039명을 관찰한 결과 물로만 씻거나(43%) 비누로 손을 씻은(24%) 이용객이 67%로 나타났다. 비누로 손 씻은 이들 중에서는 단 2%만 30초 이상 꼼꼼하게 세척한 것으로 조사됐다.

◆꼼꼼하게 손 씻으려면 ‘생일 파티’ 노래 두 번만 부르자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소개한 순천대의 ‘감염 고위험군 접촉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은 1시간 동안 손으로 22.1번 얼굴을 만졌다. 호흡기로 직접 통하는 코는 시간당 4.7회, 입은 2.9회, 턱은 4.3회, 머리는 3.6회, 볼은 3.1회, 눈은 1.3회 등이었다. 13개월∼6세의 소아는 손으로 시간당 45.4번 얼굴을 만져 고령층의 두 배를 넘었다. 호흡기와 연결된 입(12.7회)과 코(10.2회)를 만진 빈도 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 연구는 질병관리청이 2018∼2019년 순천대에 의뢰한 정책연구 용역으로 이뤄졌으며, 관찰 카메라로 30명의 일상을 보고 통계를 냈다고 한다.

재채기를 한 감염자의 분비물이 닿은 물건을 손으로 접촉한 이가 이처럼 무의식 중 얼굴로 손을 가져가면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호흡기로 바이러스가 옮겨지면서 ‘조용한 전파’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해 ‘손바닥→손등→손가락 사이→두 손 모아→엄지→손톱 밑’ 순서를 거치는 올바른 6단계 손 씻기를 권장한다. 아울러 우리가 생일 파티 때 ‘생일 축하합니다’로 시작하는 노래를 두 번 부르면 손을 씻으면 어느새 질병관리청이 권하는 ‘30초 이상’ 세척을 준수하게 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기자는 딱 33초가 나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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