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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건희' 이재용의 4대 신사업은? [이건희 회장 별세]

, 이건희 별세

입력 : 2020-10-27 18:38:26 수정 : 2020-10-27 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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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빅스비’로 재탄생… 반도체와 융합 시장 선점 박차
美 버라이즌과 5G 장비 계약
미주 시장 6G 선점 기대감 높여
바이오 제2반도체로 핵심 육성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서 신약 개발
美 전장기업 ‘하먼’ 인수하며
‘기술초격차’로 세계 판로 확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베트남 하노이에 건설 중인 베트남 연구개발(R&D)센터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생전의 이 회장이 ‘반도체·모바일·가전’을 중심으로 삼성의 사업 근간을 다진 만큼, 향후 ‘이재용호’ 삼성이 나아갈 방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쓰러진 2014년 5월부터 사실상 삼성의 총수 역할을 맡아 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이 부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서 공식적으로 총수에 오른 상태다.

 

지난 6년간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를 살펴보면, 향후에도 굵직한 M&A(인수합병)와 투자로 그룹 전반의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경영 기조는 2018년 발표한 경제 활성화 및 신산업 육성 계획에서 엿볼 수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3년간 180조원의 투자 계획과 함께 미래 4대 신사업으로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을 꼽았다. 불과 3년이 지났지만 4가지 신사업 모두 삼성그룹 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주목받는 AI는 ‘빅스비’로 재탄생해 삼성 모바일과 가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한 ‘무풍에어컨’ 출시.

AI는 비단 모바일이나 가전과 같은 세트 사업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4대 신사업 중 하나인 전장 등에서도 AI는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삼성은 AI 생태계 육성을 위한 인재 발굴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은 반도체 부문에서 메모리 경쟁력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세계 2위다. 두 분야의 기술력을 접목할 경우 ‘AI 반도체’ 영역에서도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메모리나 파운드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부문의 경쟁력이 부족해 이 부문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모바일 AP 엑시노스 개발을 위해 구글, ARM, AMD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팹리스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기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한다는 ‘반도체 비전 2030’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상용화된 5G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다. 삼성은 최근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5G 장비 계약을 맺는 등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통신장비는 호환성 등을 이유로 특정 제조사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 추후 6G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최근 화웨이의 통신장비 보안 이슈가 불거진 만큼, 삼성의 시장 점유율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는 이 부회장이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는 핵심 사업이다. 바이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 6∼7년간 20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쓰이는 만큼 장기적 투자와 안목이 필요한 시장이다. 이 부회장은 현장에서 줄곧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삼성은 바이오 육성을 위해 인천 송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해 ‘바이오 클러스터’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향후 굵직한 M&A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운전대를 잡은 뒤로 그룹 내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은 과감히 매각했다. 2014년 한화에 석유화학과 방산 부문을 매각했다. 2015년에는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에 넘겼다. 미래 신사업을 위한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2016년에는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해 재계의 관심을 모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향후에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도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재판 등의 사법리스크에도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입국이 허용된 네덜란드와 베트남 등지를 직접 뛰어다니며 현지 시장 상황을 검토했다.

이 부회장이 현장에서 늘 강조해온 것은 ‘기술 초격차’다. 이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수요에 대비하려면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2018),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2019)이라고 강조해 왔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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