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스토어에서 겪은 무성의한 고객 대응에 분노한 한 네티즌의 사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노트북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자 부팅이 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애플코리아 측이 “우리 책임이 아니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는 것.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애플코리아’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을 올린 A씨는 최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서 겪은 일이라고 밝히며 해당 사연을 만화 형식으로 그렸다.
만화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노트북(맥북 프로 레티나 2014년형)에 새로운 OS ‘빅서’를 설치했다.
그런데 아무 문제가 없던 노트북이 빅서를 설치하자 갑자기 부팅이 되지 않았고, A씨는 애플스토어를 찾아 엔지니어와 수리에 대해 상담했다. 엔지니어는 “메인보드가 망가졌다. 무상 AS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수리비는 50만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기기가 아닌 OS로 인한 문제”라고 항변했으나, 엔지니어는 “빅서 업데이트로 인해 기기에 내재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대답했고, “그럼 업데이트 이전의 상태로 돌려달라”는 요청도 거부했다.
A씨는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본 결과 동일한 문제 사례가 이미 많다는 걸 발견했다. 일부 애플 제품에 빅서를 설치하면, 전원이 갑자기 켜지지 않거나 작동이 멈춰버리는 이른바 ‘벽돌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
해당 문제가 OS 때문이라는 확신이 생긴 A씨는 며칠 뒤 다시 애플스토어를 방문했지만, 엔지니어는 “루머일 뿐이다. 보드가 망가져서 벽돌이 된 것이니 I/O 보드를 끄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A씨는 매니저를 불러달라고 요청했으나, 엔지니어는 “오늘은 미국인 매니저밖에 안 계신다. 영어 할 줄 아시냐”고 반문했다.
결국 A씨는 급한 대로 사용하기 위해 노트북을 가지고 집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무선 인터넷이 작동하지 않았다. 엔지니어는 다시 매장을 찾은 A씨에게 “맥북 프로 13인치는 I/O 보드를 끄면 와이파이 사용을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A씨는 항의 끝에 한국인 매니저를 만났지만, 매니저는 “빅서 업데이트는 고객의 선택이었으며, 업데이트 때문에 고장이 났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이에 A씨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매니저는 “구형 기기를 이용한 내 책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참다못해 자신의 맥북을 부수고 돌아왔다는 A씨는 “직접 겪은 부당함을 알리고 싶어 게시물을 올렸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빅서 게이트’라고 칭하며 “만약 매장에서 ‘본사에서 해당 문제에 대해 연구 중이니 조금 기다려보시라’고 대답했으면 어땠을까. 애플코리아의 대응은 하나같이 정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문제가 생기면 일단 소비자 과실이라고 치부하는 애플코리아의 대응은 여전한 것 같다”며 비판했다.
한편 빅서 업데이트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이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애플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는 빅서 설치를 미루라고 권하고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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