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확산… 반대 여론 만만치 않아
전체 응답자의 63% 부정적 입장
日재건·부흥 상징… 후원 계약 맞물려
조직위·IOC 대회 강행 분위기 우세
백신 접종 시작… 정상 개최 기대감
종목별 테스트 이벤트 3월부터 재개
日당국, 참가국 선수 엄격 통제 계획
대한민국 선수단도 대회 준비 초비상

◆반대 여론에도 강력한 개최 의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 연말 전국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모인 심포지엄 개막연설에서 “1920년 벨기에 앤트워프올림픽은 스페인 독감의 전 세계적 유행 후 열려 국제적 연대와 재건의 상징이 됐다”면서 “2021년에는 일본 정부와 도쿄조직위, 그리고 전 국민이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증거로 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일본이 이번 올림픽에 얼마나 큰 정치적 사회적 의미를 두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이는 각종 후원 계약 등이 걸려 있어 대회 정상 개최를 원하는 IOC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지난달 각종 외신과 인터뷰에서 “올림픽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상 개최 입장에 힘을 실었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개최가 가까워지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 배경에는 백신 개발로 코로나19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렸다.
하지만 일본 내 올림픽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지난달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2가 대회를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고, 31는 더 연기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전체 응답자의 63%가 올여름 대회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대회 개최 의견은 27에 그쳤다. 이는 두 달 전 여론조사에서 나온 부정적 반응 48%(취소 23, 재연기 25)보다 반대론이 더 커진 것이다.
엄청난 추가비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1년 연기에 따른 2000억엔의 추가 경비에 더해 코로나19 대책에 1000억엔가량이 가외로 투입되는 등 총 3000억엔(약 3조1926억원)의 경비가 늘어나게 돼 총 개최비용이 1조6000억엔(약 17조273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이대로면 적자 올림픽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대회 취소 전망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사히신문의 주간지 아에라는 “유럽의 바이러스 확산으로 IOC가 올림픽 개최가 어렵다는 뜻을 일본 정부와 대회 조직위에 전달했고 일본 정부가 1월쯤 도쿄올림픽 취소 방침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전 올림픽과 달라질 ‘위드 코로나’ 대회
그래도 도쿄올림픽 강행 분위기가 우세한 것은 분명하다. 결국 이번 도쿄올림픽은 ‘위드(with) 코로나’ 대회가 될 수밖에 없다. 백신의 효과도 확증되지 않았고 대회 이전까지 전 세계가 모두 백신을 공급받을 가능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코로나19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대회를 치러야 한다.
이를 위해 일본 당국은 올림픽 참가자들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계획하고 있다. 선수들의 선수촌 체류기간을 최소화하고 원칙적으로 경기 외에는 외출을 금지할 방침이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5일 전부터 입촌이 가능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2일 이내에 선수촌을 나가야 한다. 이럴 경우 대회 후반에 경기 일정이 잡힌 육상이나 레슬링 선수는 개회식 참석이 불가능하다. 반대로 유도, 수영, 체조 선수는 폐회식에 나갈 수 없다. 이 규정을 지키면 아예 개폐회식에 참여할 수 없는 국가가 나올 수 있어 예외조항도 필요하다. 이에 더해 선수들은 4∼5일마다 주기적으로 코로나 진단 검사도 받아야 한다. 각국 선수들이 교류를 통해 우정을 나누는 올림픽정신이 제대로 발현되기 어려운 환경인 것만은 분명하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도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경기 티켓을 소유한 해외 관광객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면제를 고려 중이다. 또한 이들에게는 입국 전 ‘음성 증명서’를 지참하고, 일본 정부의 감염자 확인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이동 경로만 파악되면 자유로운 이동도 보장할 예정이다. 현재 해외에서 판매된 대회 티켓은 약 100만장으로 흥행을 고려해 방역 대책을 뒷전에 두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당국은 지난해 사전 테스트 개념으로 프로야구 시즌 때 대규모 관중을 입장시키기도 했다.

◆계획대로 준비하고 있는 조직위
일단 도쿄조직위는 종목별 국제연맹(IF)과 협의로 정한 18개 종목 테스트 이벤트를 3월부터 재개할 계획이다. 테스트 이벤트는 올림픽 공식 개막 전 대회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대회로 각 나라 선수나 지도자들이 현장 답사를 할 수 있어 선호한다. 3월 4∼7일 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수영 아티스틱 종목을 시작으로 4월에는 수구, 수영 다이빙, 럭비, 수영 경영, 사이클 BMX 프리스타일, 사이클 트랙, 사격, 스케이트보드 등이 이어진다. 5월에는 배구, 기계체조·리듬체조, 육상이 예정돼 있다. 폭염을 우려해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치르는 마라톤도 삿포로에서 테스트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성화봉송 행사도 3월25일부터 후쿠시마에서 재개해 일본 전국에 올림픽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봉송과정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명인들의 봉송 참여는 배제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하지만 일본만 준비한다고 올림픽이 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IOC는 6월29일까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 예선 대회를 끝내고 7월5일 대회 엔트리를 마감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도쿄올림픽 약 1만1000명의 참가 선수 중 57%인 6270명 정도가 출전권을 땄고, 나머지 43%인 약 5000명이 남은 기간 티켓 확보에 도전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유럽에선 올림픽 예선전이나 연습경기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 역시 자국 내 코로나 대책 마련에 버거운 상황이라 이들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한국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준비 비상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야구, 남자축구, 남녀 탁구, 여자농구와 여자배구, 남자 럭비 등의 단체 종목을 비롯해 152명이 도쿄행 티켓을 확보했지만 아직 예선전을 남겨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준비상황이 만만치 않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이 운영 중단에 들어갔고 8개월 만인 11월에야 다시 문을 열었지만 입촌 인원을 제한한 탓에 예전만큼 선수촌 열기가 뜨겁지 않다. 일부 종목은 올림픽 예선전의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도 잡히지 않고 있어 대비가 쉽지 않다.
대한체육회도 올림픽 준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올림픽 기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휴식을 돕는 ‘베이스캠프’인 코리아 하우스 장소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잡아뒀던 장소는 대회 연기로 취소됐지만 도쿄조직위의 코로나 방역 세부지침이 나오지 않은 탓에 새 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후쿠시마 지역 식재료를 선수촌 식당 메뉴에 올리겠다는 조직위의 방침에 대응해 한국산 식자재를 공수해 선수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은 아직 유효하지만 이마저도 선수촌 내 음식 반입을 금지하거나 선수들의 외부 접촉을 금지하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백신 문제도 대한체육회의 고민거리다. 백신의 구매 및 접종 여부부터 국내 보건당국과의 협의와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백신 종류에 따라 도핑 문제에서 자유로운지도 아직 확인할 길이 없다. 일단 대한체육회는 할 수 있는 한 일정에 맞춰 모든 대회 준비를 할 예정이다. 다만 체육회 관계자는 “테스트 이벤트 이전까지 코로나19가 진정이 안 되고 백신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대회가 취소될 수 있다”며 3월 이후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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