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국제공인기구 WT 본부 유치
2023년 착공… 10층 규모 건립 예정
남북 스포츠교류 거점으로도 활용
일산 킨텍스 등 이벤트 인프라 접목
고부가가치 ‘마이스 산업’으로 육성
관광 연계…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대한민국 국기(國技)이자 세계인이 사랑하는 ‘K스포츠, 태권도’. 2022년 4월 그 우렁찬 기합 소리가 경기 고양시에 울려 퍼진다. 벌써부터 세계 태권도인들의 축제인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가 만들어 내는 가슴 벅찬 감동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고양시는 태권도 도시로 새롭게 비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경기 단체이자 올림픽 종목인 태권도를 총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가 이전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세계 태권도의 메카, 고양시
고양시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태권도의 메카로 떠오른다. 태권도는 미국의 야구, 영국의 축구처럼 대한민국이 종주국이다. 2019년 국회에서 ‘태권도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명실공히 국기로서의 법적 지위를 확보했다.
특히 상호존중과 이해, 평화를 바탕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대표 전통 무예란 점에서 세계에 자랑할 만하다.
고양시는 이런 태권도를 일산 킨텍스 등 이벤트 인프라와 접목해 마이스(MICE)산업으로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글로벌 스포츠산업도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맥락에서 향후 제3전시장 건립으로 아시아 5위권, 세계 20위권의 전시장으로 거듭나게 될 킨텍스에서 세계태권도연맹 관련 국제회의를 개최하는가 하면, 품새세계선수권대회를 펼친다.
이와 함께 시는 올해 태권도산업박람회 개최 관련 논의를 현재 진행 중이며, 태권도와 관광을 연계시켜 매력적인 볼거리로 태권도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태권도의 저변을 확대하고 전 세계 태권도 애호인들을 고양시에 불러들인다는 것이 목표다.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IOC 국제기구 유치
1973년 창설된 세계태권도연맹은 IOC로부터 인정받은 유일한 국제 태권도 기구로 회원국만 210여개국에 달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2021년 도쿄올림픽까지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를 총괄하는 기구가 바로 세계태권도연맹이다.
고양시는 2014년 ‘국제교류 협력 증진에 대한 조례’를 만들어 그동안 국제기구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 왔다. 이로써 지난해 9월 WT 본부 유치란 큰 결실을 맺었다. 기초지자체로서는 첫 번째이자 유일하게 IOC 국제공인기구 본부를 유치한 것이다.
고양시는 WT 본부가 들어설 건물을 이르면 2023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WT의 새 본부는 일산서구 대화동 제3킨텍스 인근에 건축면적 4만7060㎡의 10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본부 건물에는 사무 공간과 역사관, 훈련장,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고양시는 지난해 11월 WT와 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WT는 주최·주관하는 국제 대회와 회의가 고양 지역에서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또 양 기관은 태권도의 국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고양시가 국제 스포츠 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조정원 WT 총재는 “이재준 고양시장의 태권도에 대한 애정과 결단으로 WT 본부가 창립 50여년 만에 고양시 이전과 함께 독립된 본부 건물을 갖게 됐다”면서 “고양시가 국제 스포츠산업 도시와 남북 스포츠 교류의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도 “2022품새대회와 WT본부 이전 등을 통해 고양시의 스포츠 유관산업이 활성화되고,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육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는 정부·경기도와 협의해 태권도의 국제적 위상을 정립하고, 태권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남북한 공통분모인 태권도를 통해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물꼬를 틔우고, 화해무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측 태권도 시범단이 남한과 함께 태권도 합동공연을 펼쳐 태권도가 남북 경색을 푸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한 바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평화의 도시, 고양’에서 남북한 태권도의 멋진 만남을 지켜볼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아울러 WT 본부 이전으로 고양시에서는 국제 집행위원회와 총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태권도 관련 교육과 콘퍼런스 등이 수시로 진행돼 도시에 새로운 활력이 더해질 예정이다. 국제 본부에서 근무할 직원들의 일자리나 인턴으로 일할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시는 필요인력 채용 시, 고양시민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세계선수권대회,박람회 등 개최해 지역경제 활성화
2022년 4월 열리는 세계품새선수권대회는 15년 만에 서울과 인천에 이어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고양시에서 열린다. WT는 지난해 5월 집행위원회 의결을 통해 2년 뒤 열리는 품새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고양시를 확정했다. 대회는 일산 킨텍스에서 일주일 동안 열릴 예정이다.
‘품새’는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이번 대회에 세계 70여개국에서 20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다. 시는 고양 국제꽃박람회와 연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는 ‘태권도장 교육 및 산업박람회’를 개최하기 위해 현재 대한태권도협회와 논의 중이다.
박람회에는 전국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사범 700여명이 참가하는 등 1박2일 동안 태권도 관련 용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 이와 관련한 교육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이 밖에 지속 가능한 태권도 대회로 태권도 붐업, 태권산업 육성, 판로 개척, 글로벌 스포츠 산업도시의 위상을 제고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룰 계획이다. 대회 개최를 통해 900억원 안팎의 경제유발 효과와 1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숙박, 음식, 관광, 교통 등 다양한 관련 업체들의 수익 창출과 태권도 관련 산업도 함께 발전할 전망이다.
아울러 대회 기간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회의를 비롯해 각종 회의가 진행돼 고양시가 ‘MICE산업 도시’의 명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고양시는 U-18 고양 국제여자축구 교류전, 월드컵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친선경기 등 그간 다양한 국제 대회를 치른 경험이 풍부하다. 또 스포츠마케팅 어워드 지자체부문 대상, K스포노믹스 대상 행정안전부장관상 수상 등 스포츠 행사 개최 경험 역시 인정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추진하는 고양시의 태권도 붐업이 향후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고양=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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