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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해역서 대규모 모래 채취…양안(兩岸) 새 갈등

입력 : 2021-02-08 21:00:00 수정 : 2021-02-08 23: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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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대의 준설선·바지선 투입
‘그레이존’ 전략으로 대만 자극
생태계 파괴 등 직접 피해 입혀
지역민 中 공격 인식 불안 가중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대만 해역 인근에 수천대의 준설선과 바지선 등을 보내 모래 채취에 나서 양안(중국과 대만) 간 새로운 갈등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그레이 존’(불법과 합법 여부가 모호한 영역) 전략을 통해 대만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중국과 인접한 대만 마츠섬 인근에 모래를 채취하는 중국 준설선들이 급증해 생태계 파괴, 통신 케이블 훼손 등의 직접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

 

물리적 피해 외에도 양안 갈등이 심화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준설선 증가를 중국군의 공격 전조로 인식해 불안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만 당국은 준설선 단속을 위해 해안 경비에 많은 비용을 쏟고 있다.

 

대만 해안경비대는 지난해 4000척의 중국 준설선과 바지선, 운송선박 등을 추방했고, 이는 2019년 600척보다 560%나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단속 실적은 지난해 선박 4척을 압류하고, 선원 37명을 구금한 것이 전부다. 중국의 준설선과 운송 선박의 규모는 척당 1000∼3000t인 데 비해 대만 경비정은 10∼100t에 불과한 실정이다. 준설선 등은 대만 경비정이 나타나면 중국 해역으로 이동해 단속을 피하고, 대만 경비대의 단속 장비 역시 고출력 물대포 등이 전부여서 실질적인 단속엔 한계가 있다.

 

대만 당국은 경비대에 군함을 취역하는 등 준설선 대응을 강화키로 했지만, 대형 순찰선 등을 늘려 주요 해역에 대한 24시간 순찰 등 감시체제를 강화하는 정도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살상무기 등을 사용할 경우 자칫 양안 간 무력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준설선이 채취한 모래는 저장성 원저우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토지 매립 프로젝트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대만 군사 싱크탱크인 국방안보연구소 부연구원 쑤쯔윈은 “중국이 전투기를 출격시키면 대만 역시 대응 출격해야 돼 부담이 되는 것처럼, 비정규 전술인 대만 해역의 모래 채취 등을 통해 대만의 섬을 파괴하고 있다“며 “중국이 ‘그레이 존’ 전략을 통해 대만을 지치게 하는 심리전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대만사무국은 이에 대해 “중국 준설선이 불법적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대만의 주장엔 근거가 없다”며 “대만은 또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답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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