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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안전성 관련, 국토부 "항공 안전사고 위험성 크게 증가한다" 우려

입력 : 2021-02-25 07:00:00 수정 : 2021-02-24 21: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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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공항 난공사·땅 침하 우려…운영 효율성도 떨어져

'가덕도 신공항'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신공항 사업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달 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의 분석보고서를 전달했다.

 

가덕도 공항 난공사·땅 침하 우려…운영 효율성도 떨어져

국토부가 가져온 16쪽가량의 보고서 안에는 '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타당성 검토'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국토부는 안정성, 시공성, 운영성, 경제성 등 7가지 항목을 들며 신공항 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가덕신공항의 안전성과 관련, 국토부는 "진해 비행장 공역 중첩, 김해공항 관제업무 복잡 등으로 항공 안전사고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고 우려했다.

 

또 "복수 공항의 운영으로 현재 김해공항 국내선 항공기의 돗대산 추락 위험성 해소가 불가능해, 영남권 신공항 건설 목적과 배치된다"라고 적시했다.

 

국토부는 시공성 차원에서도 "가덕도는 외해에 위치해 난공사, 대규모 매립, 부등침하(땅이 고르지 않게 침하하는 현상) 등이 우려된다"고 적었다.

 

환경성 차원에서도 우려가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규모 산악 절취, 해양 매립, 환경보호 구역 훼손으로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가덕도 동·서 측 바다는 부산연안특별관리해역, 가덕도 일부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돼 공사에 제약이 따른다는 것이다.

 

운영성 측면에서는 "항공사는 국제선만 이전할 경우, 항공기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환승객 이동동선 등이 증가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썼다.

 

그러면서 "국제선만 도심 외곽으로 이전했던 도쿄, 몬트리올 등 공항이 운영 실패로 결국 통합 운영으로 전환했다"며 "환승 체계가 열악하면 관문 공항으로서 위상이 저하된다"고 했다.

 

부산시가 발표한 가덕신공항 안은 활주로 1본의 국제선만 개항하고 국내선은 김해공항만 개항하도록 했는데,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국토부의 지적이다.

 

국토부는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이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듯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제선과 국내선, 군 시설 등을 갖추어야 하고, 이 경우 사업비가 28조7천억원에 이른다는 추산을 담았다.

 

부산시가 추산한 7조5천억원 가량의 예산보다 대폭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이 부산시안조차도 "예산 역시 공사비 증액분 누락, 단가 오류 등 문제가 있다"며 "공항공사·전문가 등이 재산정하면 약 12조8천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적었다.

 

국토부는 보고서 뒷부분 참고자료로 '공무원의 법적 의무'를 적시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고, 성실 의무 위반(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무) 우려도 있다"며 사실상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가덕도 특별법 심사 법안소위에 제출한 검토보고서에서도 "공항은 가능한 여러 대안 검토를 거쳐 입지를 결정한 후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해당 보고서에서 국토부는 김해신공항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 총리실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에 대한 의문점도 제시했다.

 

당초 검증위가 당시 재검토를 요구한 결정적 근거는 절차적 흠결이었다.

 

김해신공항안은 인근의 산을 그대로 두면서 활주로 1본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이런 계획을 세우면서 관련 지자체와 협의하지 않아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본 것이다.

 

법제처가 검증위 의뢰로 공항시설법을 유권해석한 결과에 따르면 활주로를 건설할 때는 진입표면 높이 이상의 장애물, 즉 주변의 산을 깎는 것이 원칙이고 이를 예외적으로 방치할 경우엔 관계행정기관(지자체)장과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지자체와 협의는 물론, 주변의 산을 깎는 문제에 대해 전혀 고려도 하지 않아 위법하다는 것이 검증위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보고서에서 "법제처 해석은 산악 등 장애물의 방치를 위해 기본계획안 고시 이후에 관계행정기관의 장과 국토부가 협의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특정 장애물의 방치 또는 절취 여부가 비행안전에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의견을 냈다.

 

또 법제처 법령해석에는 단순히 지자체와 협의해야 한다고만 언급돼 있고 협의 주체나 협의 시기 등 구체적 사항이 빠져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협의를 요청하는 주체가 국토부인지, 관계행정기관장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국토부가 장애물을 방치하는 것을 전제로 기본계획안을 수립한 것은 법 취지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장애물제한표면은 고시 이후 설정돼 기본계획 수립단계에서는 설정이 안된다"라고 국토부는 반박했다.

 

아울러 '협의'의 의미가 과연 동의를 의미하는 것인지, 동의와 무관하게 협의만 하면 된다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한 국토부의 문의에 대해 법제처가 작년 12월 4일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하는 내용을 보내와 법령해석을 요청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적시됐다.

 

한편 국토부 관계자는 "이 보고서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입법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고 사전타당성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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