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에는 당장 발열 등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타이레놀 등 해열제를 구비해 귀가하는 게 좋다.
부루펜이라는 제품명으로 널리 알려진 소염·해열제 이부프로펜보다는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제를 복용하는 게 낫다. 백신 접종 전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은 발열, 오한, 근육통, 접종 부위 통증, 구토 등이 대표적이다.
백신을 접종 후 이상반응을 확인하고자 현장에서 머무는 15∼30분 동안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도 6∼12시간 이후에 오한을 느끼는 경우도 적잖이 보고된다.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 홍모씨는 백신 접종 후 현장에서는 괜찮다가 12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으슬으슬 떨리더니 체온이 38℃를 넘기기도 했다. 동료 중에는 백신을 접종한 후 속이 메슥거리는 느낌이 든다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최대 24시간이 지난 후에야 미열이 느껴졌다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병원에서 소속 보건의료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이상 반응을 자체 모니터링한 결과에서는 근육통과 오한, 발열, 두통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상 반응 발현 여부와 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크지만, 경미한 이상 반응은 대부분 2∼3일 이내에 호전되는 편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발열 등의 이상 반응은 면역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반응이므로 과도한 우려를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접종을 피하고, 접종 전후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경구 수액제 복용 등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상 반응은 접종 후 수 시간 후에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접종 후에는 타이레놀 등 해열제를 사서 귀가하면 늦은 시간에 발열이 있더라도 대처하기가 수월하다. 타이레놀은 보통 2알씩 4∼6시간 간격으로 하루 4천mg까지 복용할 수 있다.
또 독감이나 대상포진 등 다른 예방접종은 코로나19 예방 접종과 14일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권장된다.
강동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 교수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오한, 발열, 접종 부위 통증 등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48∼72시간 후 회복된다"며 "증상 조절을 위해 해열제를 복용해도 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해열제 복용에도 불구하고 체온이 39℃ 이상으로 열이 나면 병원을 방문해 적극적인 치료와 다른 원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브란스병원 구철룡 내분비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전후 경구수액제 복용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신체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면 발열과 통증 등 이상반응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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